우리는 현충일과 6·25전쟁, 제1·2차 연평해전 등이 있는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하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있다. 그런데 1999년 6월 15일 북한 함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벌어진 제1차 연평해전은 6·25전쟁 이후 발생한 최초의 정규전으로 우리 해군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전투임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평가와 합당한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당시 우리 해군은 생명선인 NLL을 사수하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전투에 임해 14분 만에 북한 어뢰정 1척을 격침하고, 경비정 5척을 대파시켜 북한군 30여 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전 과정에서 우리 해군은 고속정·초계함 선체 일부가 파손되고 장병 9명이 경상을 입는 데 그쳤다.
제1연평해전이 일어난 6월15일은 모두가 자랑스러워해야 할 승전(勝戰) 기념일인데도 불구하고, 당시 대북 정책이 화해와 협력의 ‘햇볕정책’ 기조로 흐르면서 승리를 승리라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였고, 이후 호국 용사들은 정부 행사에 초청받지 못하고 있다. 승전 기념 행사도 2함대사령부만의 부대 행사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6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은 천안함 피격 사건,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목함지뢰 도발 사건 등의 호국 영웅들과 가족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고 위로·격려했다. 하지만 제1연평해전 호국 용사와 가족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정부는 이제라도 제1연평해전을 제대로 평가하고 국군 장병 사기와 국민 대통합을 위해 합당한 행사와 예우를 해 줄 것을 정중히 제안한다. 이긴 전쟁을 기억하고 습관화해야 향후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