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간된 ‘2022 국방백서’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敵)”이라고 명시했다.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것은 6년 만이다. 합당하고 당연한 조치이다.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 공산화’ 목표로 끊임없이 지속돼 왔다. 6·25전쟁 이후에도 대화와 군사도발의 이중 플레이로 화전양면 전술을 구사해 오늘날 핵·미사일 고도화에 이르렀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사활을 건 핵·미사일 성공은 우리 대북정책의 실패를 의미한다. 대화와 평화의 뒷면이 가져온 결과이다.
주민의 혹독한 삶은 아랑곳 없이 4대 세습을 꿈꾸는 북한 정권과 이를 떠받드는 북한군이 우리의 적이라는 사실은 북한 정권이 존재하는 한 변하지 않는다. 이 당연한 사실이 논쟁거리가 되는 것 자체가 국군 장병들에게 그동안 혼란을 일으켰다. 더 이상 군과 국군 장병이 흔들리게 해서는 안 된다.
국방백서의 주적 명시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 군의 무형 전력인 장병 정신 전력을 점검하고 이를 강화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전투가 일어나는 공간은 물리적 공간, 사이버 공간, 생각 공간 등이다. 미래 군대는 기술혁명 시대를 맞이해 AI와 결합된 로봇 군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시대 흐름상 방향은 맞는다. 하지만 지금 당장 전투 행위가 벌어지는 곳은 생각 공간이다. 정신 바짝 차리고 돌아보아야 한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메시지는 우리 국민과 국군 장병들의 생각 공간에 투영되어 안보 인식과 신념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생각 공간에 대한 정책적 고민과 조치는 부족해보인다. 이번 국방백서를 계기로 ‘민군(民軍) 국군장병 정신전력위원회(가칭)’를 만들어 장병들의 정 신전력 실태를 점검하고 안보 의식을 강화할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