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도 ‘도로 위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블랙 아이스(black ice·도로 살얼음)’ 교통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땅에서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한 여러 변수들과 연관된 블랙 아이스는 사실상 ‘예보’가 불가능한 영역이다. 블랙 아이스는 각국 기상 당국에도 골칫거리다. 아직까지 뚜렷한 ‘모범 답안’도 없다. 2019년 버지니아주(州)에서 69중 추돌사고가 발생한 미국에선 정부 주도로 ‘통합 도로 기상 예측 모델링’ 구축에 돌입했고, 스웨덴·영국 등 유럽에선 민간 주도로 블랙 아이스를 예측하는 도로기상 플랫폼 구축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본적인 예측·관측 개념조차 만들어내지 못한 나라가 대다수다.
기상청은 최근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대상으로 티맵을 통해 실시간 블랙 아이스 발생 정보를 알리는 ‘웨비게이션(Weavigation)’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부 기관이 분석한 정보를 민간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국민들에게 실시간 전달하는 시도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기온·습도·도로상태 등을 관측·분석해 블랙 아이스 발생 구간 300m 전 안내해 감속(減速)을 유도하고 사고를 방지하는 방식이다. 고속도로 전광판에도 같은 정보를 표출한다. 올해 서해안고속도로로 관측망을 넓히고, 향후 전 고속도로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이 서비스의 목적은 인명 피해 최소화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결빙 사고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2.47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1.61)의 약 1.5배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결빙 사고 치사율은 16.1로 더 높아 일단 발생하기만 하면 치명적인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웨비게이션 기술은 도로 위 시한폭탄을 피해가는 운전자의 또 다른 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