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계기로 ‘제2 중동 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기로 했고, UAE는 한국에 300억달러(약 37조원) 투자를 결정했다. 양국 정부는 방위 산업과 국방 기술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는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역시 UAE와 다목적 수송기를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UAE를 포함해 많은 중동 국가들이 국방력 증강과 안보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위한 국제 협력 파트너를 찾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UAE 간 굳건한 신뢰 관계는 K방산이 중동에 진출하는 데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수송기 공동 개발을 넘어 FA-50 경공격기와 수리온 헬기 수출,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같은 미래 전력과 관련된 협력도 가능하다.
KAI는 UAE와의 인연이 꽤 깊다. 국산 초음속 고등 훈련기 T-50을 개발한 KAI는 2005년 두바이 에어쇼를 통해 해외에 첫선을 보였고, 가장 먼저 도입을 타진한 나라가 UAE였다. 방산이 국가전략산업으로 성장하려면 정부 차원의 장기적인 전략 수립, 수출 산업화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폴란드에 FA-50 48대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룬 것은 민·관·군이 ‘원 팀(One Team)’이 되고, 대통령을 포함해 전 부처가 수출 확대에 힘을 보탠 덕분이다. 1970년대 건설과 토목 공사가 첫 번째 중동 붐을 일으킨 것처럼 K방산을 앞세운 ‘제2 중동 붐’이 한국 경제의 ‘퀀텀 점프(비약적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