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학폭)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 간 갈등이 부모들 간 사법 분쟁으로 번지는가 하면, 유명 연예인·운동선수들의 청소년 시절 학폭 사실이 드러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도 한다. 현재 학교에서 발생한 모든 폭력 행위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 통보되고, 심의 처분 결과에 따라 가해자 생활기록부에 기록된다.
학폭위가 학폭을 처리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도 발생한다. 무엇보다 학폭의 규정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 어린아이에 불과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난 작은 다툼이나 갈등, 장난 섞인 행위도 학폭으로 규정된다. 이런 다툼이 일어나면 그 나름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법의 잣대로만 기계적으로 처리한다. 가해자는 진정한 사과보다 생활기록부에 남지 않도록 학폭위 처분을 피하는 일에 몰두하고, 피해자는 용서는커녕 상처를 치유할 기회마저 놓치게 된다. 아이들 간 사소한 갈등이 부모 싸움으로 번져 법정으로 가는 일도 많다.
초등학생들 간 갈등은 학폭 심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실제 초등학교 학폭위 심의에서 가해 학생의 90% 정도는 가벼운 처분을 받는다. 이는 학교에서 학생 간 조정과 화해, 관계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초등학생을 학폭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해서는 학폭에 대한 정의와 범위 설정을 다시 해야 한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의견을 수렴하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 아이들 간 다툼이 생겼을 때 용서와 화해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는 그런 교육적 역할을 통해 교우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는 곳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반성하고 용서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