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20만명 이상 쏟아지는데도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정점을 찍고 엔데믹(주기적으로 유행하는 풍토병)으로 전환되는 출구(出口) 초입에 들어섰으니 조만간 다른 감염병처럼 관리해 일상 회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희망 섞인 예측에는 풍토병이 가벼운 병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깔려 있다. 풍토병은 어떤 지역의 특수한 기후·토질로 인해 발생하는 병으로, 열대지방의 말라리아·황열병, 일본 뇌염 등을 이른다. 특정 지역에 있는 고질병이라는 말이지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말이 아니다. 해외에서 코로나가 엔데믹이 되어간다는 것은 위험하지 않은 질병이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퇴치가 불가능해 우리 주위에 정착한 질병이 되어간다는 뜻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초기 코로나나 델타 변이보다 치명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하루 100명 이상 사망자가 나오는 등 의료 체계에 부담을 주는 현실을 무시해선 안 된다.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전환된다는 주장의 핵심은 국민이 코로나 피해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가 퇴치하기 힘든 질병이 되었으니 이에 대응할 의료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정부는 풍토병 운운하며 국민이 오미크론 변이 중심의 코로나 감염을 가볍게 여기고 안심해도 되는 질병으로 오인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국민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해 코로나 감염 사태를 악화시키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국민의 일상을 속박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책을 남발할 것이 아니라 고질병으로 정착한 코로나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안정된 의료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