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취급 받는 것 같아요.” 동네 카페에 갔다가 어린이 출입을 금지하는 ‘노 키즈 존(No Kids Zone)’ 푯말을 본 아이들의 반응이다. 합리적 이유 없이 어린이 출입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이들을 잠재적인 문제아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이는 부모의 부속물이나 미성숙한 존재가 아니라 독립적인 인격체이고, 존엄성을 가진 존재로 대우해야 한다. 지금부터 30년 전인 1991년 11월 20일 우리나라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다. 이 협약은 어린이를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존엄성과 권리를 가진 주체라고 천명하고, 어린이의 생존·발달·보호·참여에 관한 기본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아동 복지 패러다임은 그동안 시설 중심에서 가정 중심으로, 민간 주도에서 공공 주도로 변하는 등 어린이 권리 증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동 정책 기본 계획 등 정부 정책도 어린이에 대한 수혜가 아닌 이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는 관점에서 수립되고 있다. 하지만 2015년 OECD 27국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어린이의 행복도 평균 점수가 회원국 중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0~2010년 OECD 회원국의 아동 청소년 평균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7.7명에서 6.5명으로 감소했지만 우리나라는 6.4명에서 9.4명으로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권리를 인정·실현하는 국가 차원의 의지와 노력이 아직 부족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정책 결정은 성인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고, 어린이들의 의견은 간과되거나 후순위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주요 결정 과정에서 어린이를 최우선 고려해 아동 권리를 증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