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경찰이나 검찰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들에게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최근 관련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3년 이상 법정형에 해당하는 범죄 혐의로 수사 기관에 출석 요구를 받은 미성년자와 70세 이상, 청각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경제적 약자에게 국선변호인을 선임하게 된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수사기관에 의한 강압 수사나 협박에 따른 피의자의 인권침해를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도입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재판 단계에서 조력을 얻을 수 있는 기존 국선변호인 제도도 예산 부족 등으로 부실 운영하는 상황에서 거액의 예산을 들여 별도의 형사공공변호인공단까지 설립해 운영하겠다는 것은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선심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수사기관인 검찰을 지휘·감독하는 법무부가 피의자 변호 기관을 같이 운영하는 것을 놓고 형사공공변호인의 공정성 및 독립성이 지켜질지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가 기소와 변호를 독점해 형사사법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공단 이사회에 법원과 대한변호사협회, 법학 교수 등을 참여시키겠다고 하지만, 법무부 장관이 공단 감사 선임권과 이사 해임권을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는 한 공단의 독립성은 보장하기 어렵다.
최근 검경(檢驚)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단계 초동 수사 대응이 중요해지면서 피의자가 적절한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수사를 조기 종결시키는 게 중요해졌는데, 실비 수준의 보수만 받을 것으로 보이는 형사공공변호인이 책임감을 가지고 제대로 사건을 파악하고 변호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