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장기화와 미·중 패권 경쟁 상황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이 우리나라의 가장 큰 통상 이슈로 부상했다. 무역에 사활을 걸고 있는 우리나라는 하루빨리 CPTPP에 가입해야 한다. 우선 개방 거부감을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 내년 대선 및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반(反)개방 정서를 극복하고 이익 단체들의 반발, 정치인들의 인기영합적인 행태 등을 넘어서야 한다.

CPTPP 가입은 한국의 경제·사회적 제도를 최선진국 수준으로 개혁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새로 형성되는 역내 ‘가치 사슬 재편’을 최대한 우리 기업의 이익으로 만들기 위해 최적의 기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기업 규제는 철폐해야 한다.

최근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새로운 국제 질서에 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 미국 중심의 경제 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와 ‘기술 민주주의 12국(T12)’ 연합 등이 제안되고 있으며, 미국·인도·일본·호주의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등은 경제 분야로 의제를 넓혀가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각종 국가 간 협의체에 드리운 이념·진영 경쟁의 프레임을 고정된 제로섬의 시각으로 받아들이고, 그 참여와 관련한 의사 결정에서 스스로 운신의 폭을 축소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민감한 국제정세에서 내부적으로는 협의체 참여를 결정하더라도 외부적으로는 특정국 추종·배제·봉쇄 등 ‘강대국 국제정치’의 대역(代役)이 아니라 상업적 이익과 국익(國益)을 우리의 선택 기준으로 설정하고, 활동할 것이라는 입장을 주도적으로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