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따른 학령 인구 감소 등으로 학생 수가 감소한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지난 2016~2019년 전국 초·중·고교 227곳이 통폐합되었다. 정부는 교육 재정을 아끼기 위해 ‘적정 규모’에 미치지 못하는 학교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단순히 학생 수만 기준으로 학교를 통폐합하는 데 따른 부작용도 많다. 특히 농어촌 지역의 경우 학교가 없어지면 인근 지역 사회 자체가 쇠퇴할 수 있다.

서울 도봉고의 경우 학생들이 각자 선택한 과목에 따라 각기 다른 교실로 이동해 수업을 듣는 ‘학생 완전 선택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5년 ‘고교학점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이 학교를 선도 학교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 고교학점제 운영 노하우와 학생들의 수업 준비·휴식에 최적화한 학교 공간 배치를 배우기 위해 도봉고를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도봉고는 최근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인근 학교와 통폐합 압력을 받고 있다.

경제 논리에 따라 소규모 학교를 무작정 통폐합하는 대신 각 학교의 특색 있는 경쟁력을 살려 육성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서울 같은 대도시의 경우 통학 부담이 덜한 고등학교는 균형 있는 학생 배정으로 학교 간 규모 편차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과대·과밀 학교의 경우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 학생들의 등교 일수·인원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는 이런 부담이 작다. 앞으로 코로나19 종식 이후 또 다른 전염병이 유행하는 팬데믹 시대가 오더라도 소규모 학교는 물리적 거리 두기에 적합한 규모라서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