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개봉한 다큐 영화 ‘멜라니아’는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주인공이다. 배보다 배꼽이랄까. 제작비는 500만달러(약 75억원)였는데 홍보비로 3500만달러를 썼다. 별도로 판권료 4000만달러를 멜라니아 개인에게 지불했다. 제작사 MGM의 모회사는 아마존이다. 트럼프가 반독점법을 내세워 아마존을 압박하던 시점,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우리가 그 다큐를 만들겠다고 손들었다. 기업 생존을 위해 지불한 ‘보험금’이자 사실상의 ‘뇌물’이라는 말이 나왔다.
▶트럼프가 이란 에너지 시설 공습 유예를 발표하기 직전, 주식시장에서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기 15분 전 누군가 원유 선물 매도와 S&P 선물 매수에 수억 달러를 베팅한 것이다. 대통령의 글이 올라오자 유가는 급락하고 증시는 급등했다. 해당 세력은 단 몇 분 만에 수천만 달러를 챙겼다.
▶암호화폐 기반 예측 시장인 폴리마켓에서도 이상한 징후가 포착됐다. 중대 발표 직전 생성된 신규 계정들이 수십만 달러를 한 방향에 걸어 거액을 거머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백악관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이더 웨일(내부자 고래)’이라 부른다. 작년 10월 대중 관세 유예와 올해 1월 베네수엘라 마두로 압송 직전에도 이들의 ‘족집게 베팅’은 어김없었다. 대통령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폴리마켓의 고문이자 투자자다.
▶트럼프 가문엔 이런 구설이 상수다. 차남 에릭은 펜타곤에 드론을 납품하는 업체에 투자했다. 미 정부가 중국산 드론 사용을 금지하자마자 아들이 지분을 가진 업체가 수억 달러 계약을 따냈다. 사위 쿠슈너는 중동 특사로 협상에 참여하며 사모펀드를 운영한다. 낮에는 비밀 정보를 다루고 밤에는 그 정보를 지렛대 삼아 사우디와 UAE의 국부펀드 자금을 유치한다는 의혹이 무성하다. 막내 배런은 ‘코인 브레인’이다. 트럼프 가문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공동 창립자다. 이 20세 청년의 재산은 무려 1억5000만달러라고 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이 기이한 ‘족집게 베팅’ 직후 “국가 안보 결정을 돈벌이에 이용한 반역”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도 정부 인사의 내부 정보 이용 거래 금지법을 추가 발의했다. 기존 법안은 암호화폐 등을 규제하지 못할뿐더러 관련 보고 의무 위반 시 벌금도 200달러에 불과해 사실상 유명무실하기 때문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아버지가 판을 깔고 자식들이 판돈을 챙기는 기막힌 ‘가족 비즈니스’라는 조롱이 무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