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안 볼 거면 몰라도 한번 보기 시작하면 채널을 고정하게 되는 프로그램이 있다. 5일 대장정을 끝낸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미스트롯4’도 그중 하나다. 모든 회차에서 방청객과 시청자는 손에 땀을 쥐었고, 최고의 가창력을 지닌 출연자와 만났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1위(한국갤럽)’로 꼽혔다. 그 자체가 명품 브랜드가 됐다.

▶명품은 최고의 품질과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준다. 송가인(1대), 양지은(2대), 정서주(3대)로 이어져온 미스트롯 ‘진’의 계보가 그렇다. 이 계보에 시원스런 가창력을 뽐내는 이소나가 ‘미스트롯4′를 통해 새로 가세했다. 미스트롯이 주는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 중 하나가 시청자와 함께 울고 웃는 가수들의 남다른 사연일 것이다. 허찬미의 어머니 김금희씨는 딸을 응원하고 싶어 67세 나이로 자신도 미스트롯 출전에 도전했다. 적우는 투병 중인 팬의 ‘미스트롯에 출전해 달라’는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나왔다. 그 사연들이 노래 밖에서도 깊은 감동을 주었다.

▶미스트롯 결승전에서 경연자의 실력을 비교하는 것은 사실 무의미하다. 50대 1의 경쟁을 뚫고 본선 무대에 선 88팀 중 최후에 남은 5인이다. 마스터 심사단이 그들의 실력을 보증한다. 실시간 문자 투표 직전 우승을 다툰 이소나와 허찬미의 점수 차이는 단 1점이었다. 심야 문자 투표에 111만표가 참여해 최종 우승자를 정하는 방식이야말로 국민 트로트 경연인 미스트롯다운 방식이다.

▶이소나와 허찬미가 펼친 최후의 대결은 트로트 경연사에 남을 명장면이었다. 이소나는 파킨슨병으로 몸을 떠는 어머니를 향해 서서 ‘나는 가진 것이 없어요/ 나는 드릴 것도 없어요/ 오직 그대 사랑하는 마음 하나뿐~’이라 노래해 시청자를 울렸다. 허찬미는 13세 걸그룹 연습생으로 시작해 도전하고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길 반복해 온 삶을 남진의 노래 ‘나야 나’와 아이돌 춤사위로 녹여내 큰 박수를 받았다. ‘트로트 뮤지컬’ 배우라 해도 손색이 없을 퍼포먼스였다.

▶경연이 이어지는 12주 내내 요즘 보기 어렵다는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이 큰 흥행을 일으켰을 때 ‘트로트 열풍이 뜨겁지만 두세 차례면 시들 것’이라 전망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열풍은 조금도 꺾이지 않고 있다. 우리 가요계와 팬들 사이에 부동의 장르로 자리 잡은 것 같다. ‘미스터트롯4’가 몰고 올 감동이 벌써 기다려진다.

일러스트=김성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