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별세한 전설적인 복서 조지 포먼은 1968년 올림픽 헤비급 정상에 올랐다. 이후 프로로 전향해 40연승을 질주했다. 1974년 알리에게 KO패를 당했고, 은퇴한 뒤론 기독교 목회자로 살았다. 그러다가 10년 만에 돌아와 다시 링에 올랐다. 불우한 소년들을 돕기 위한 청소년 센터 건립 기금이 필요해서였다. 돌아온 그는 1994년 45세 나이에 최고령 헤비급 챔피언이 됐다.
▶타이거 우즈의 2019년 마스터스 우승은 ‘스포츠 사상 가장 위대한 재기 드라마’로 꼽힌다. 세계 골프를 지배하던 그는 스캔들과 이혼, 부상, 거듭된 수술로 몰락하는 듯했다. 제대로 걷지도, 눕지도 못할 정도의 통증에 시달렸고 허리·무릎 수술도 여러 차례 받았다. 그러나 다시 일어섰다. 44세로 14년 만의 마스터스 우승, 11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추가했다. 경험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도 조바심 내지 않았다. 그는 “아이들의 행복 바이러스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고 했다.
▶지난 주말 또 하나의 극적인 재기 스토리가 탄생했다. 20대 시절 주목받는 스타였다가 2012년 돌연 골프계에서 자취를 감춘 뒤 2024년 LIV로 복귀했던 앤서니 김이 41세 나이에 우승을 거둔 것이다. 2010년 PGA 투어에서 마지막 우승컵을 들어 올린 지 햇수로 15년 10개월, 날수로는 5795일 만이었다. 마지막 날 버디만 9개를 잡아내며 쟁쟁한 경쟁자들을 꺾은 역전 우승이었다.
▶골프를 떠난 10여 년, 앤서니 김은 약물과 알코올에 빠져 인생의 바닥으로 추락해 있었다. 그는 “거의 20년 동안 매일 삶을 끝내는 것을 생각했다”며 “내가 누구인지조차 잃어버렸다”고 했다. 아내와 딸의 도움으로 중독에서 벗어났지만 LIV 복귀 후에도 2년간 최하위권을 전전했다. 부진한 성적 탓에 LIV 출전권마저 잃었으나 좌절하지 않았다. 지난달 상위 3명에게 2026년 출전권을 주는 선발전에 나가 3위에 오르며 재도전에 나섰다. 그는 ‘하루에 1%씩 나아지기’를 모토로 삼고 훈련을 거듭해 왔다고 한다.
▶우즈는 2019년 마스터스 우승 당시 “절대 포기하지 마라. 매일 아침 일어나면 우리 앞엔 언제나 도전 과제들이 있다. 계속 싸우고 계속 돌파하라”고 말했다. 앤서니 김도 우승 후 “절대 포기하지 마라. 아무리 힘든 하루를 보내더라도 계속 싸운다면 결코 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실패하고 밑바닥을 맛보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의지에 팬들은 박수를 보낸다.
/최수현 논설위원·스포츠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