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편의점에 ‘두쫀쿠’를 사러 갔다. 집·학교 근처엔 모두 품절이라는 아들 부탁을 받고서였다. 하지만 이곳도 “다음 주에나 입고”라며 손사래를 친다. 두쫀쿠는 ‘두바이 쫀득 쿠키’의 줄임말. 무슨 맛이냐 물었을 때, 아들은 말했다. “쫀득쫀득한 마시멜로와 바삭바삭한 카다이프, 여기에 씹을수록 올라오는 고소한 피스타치오가 신의 한 수죠.” 카다이프는 중동식 면을 튀긴 것. 핵심은 쫀득함과 바삭함을 동시에 잡은 ‘쫀득 바삭’에 있다고 했다.

▶정작 두바이에는 ‘두쫀쿠’가 없다.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조합의 두바이 초콜릿이 있을 뿐이다. 1년 전 이 초콜릿이 국내에서 인기를 끈 뒤, 한국 디저트 업계엔 두바이 열풍이 불었다. 두바이 쫀득 찹쌀떡, 카다이프 초코 브라우니, 두바이 쫀득 마카롱… 당연히 두바이에는 모두 없다. 하지만 이 찹쌀떡은 한국 편의점에서만 80만개 넘게 팔렸다. 일부 과자점은 카다이프 대신 한국 사리면을 넣거나 피스타치오 대신 초록색 완두 앙금을 넣다가 항의를 받기도 했다.

▶색다른 맛이 인기의 큰 이유지만 그 뒤엔 자랑하고픈 경험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려는 풍조가 있다. 초코파이보다 작은데도 전문점에선 개당 7000원 넘을 만큼 비싸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아파트는 못 사도 ‘두쫀쿠’는…”라며 언어 유희 중이다. 중동 특유의 아라베스크 문양이 새겨진 접시에 두바이 디저트를 담은 사진도 경쟁하듯 올리고 있다.

▶부족 연합 국가인 UAE에서 대통령은 대대로 아부다비 국왕이, 총리는 두바이 국왕이 맡는다. 아부다비가 큰형님 부족이라는 의미다. 이 나라 석유 매장량 90%도 아부다비에 있다. 두바이는 석유가 없어서 일찌감치 관광과 금융으로 눈을 돌렸다. 아부다비가 박물관과 전통문화를 강조할 때, 두바이는 인플루언서들이 좋아할 화려한 비주얼과 감각적 상품을 계속 내놓았다. 두바이 초콜릿도 그중 하나로 2021년 탄생했다.

▶두바이 초콜릿은 다른 나라에도 있다. 스위스의 유명 브랜드도 이 초콜릿을 내놨고, 미국의 대형 마트도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팔고 있다. 모두 발 빠르게 ‘두바이 스타일’ 제품으로 실속을 차리는 것이다. 한국에선 초콜릿을 넘어 ‘두바이’가 하나의 유행 현상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 이참에 근본 없는 디저트라고 놀릴 게 아니라, 새로운 K디저트로 포장해 수출하면 어떨까. ‘두바이’는 재료의 조합일 뿐이다. 우리가 제일 잘 만들면, 세계인의 지갑은 우리에게 열린다.

일러스트=이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