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이철원

2150년까지 150세 넘게 장수하는 인간이 나올까. 이 질문을 놓고 거액을 건 내기가 진행 중이다. 2000년 유명 생물학자인 미국 앨라배마대 스티븐 오스태드 교수는 ‘가능’에, 인구 전문가인 일리노이대 스튜어트 올샨스키 교수는 ‘불가능’에 걸었다. 당시 각각 판돈 150달러를 주식시장에 묻어두기로 했는데, 2150년엔 약 5억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판돈은 승자의 후손이 차지할 예정이다.

▶독재자들이 불로장생을 열망하는 것은 진시황 이래 변하지 않았다. 자신의 권력을 위협하는 유일한 존재가 노화와 죽음이기 때문이다. 심장 질환자 스탈린은 제4총국이라는 기관을 창설해 자신의 건강관리와 질병 치료를 전담하게 했다. 그러나 1953년 뇌출혈로 쓰러졌을 때 4일 동안 아무런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었다. 총국장이 의사 접근을 막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부자들도 불로장생에 관심이 높다.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 억만장자들이 노화와의 전쟁에 베팅하는 것은 단순한 투자 목적만은 아닐 것이다.

▶북한 김씨 가족이 빠질 수 없다. 북에는 ‘만수무강연구소’가 있다. 기초의학원, 호위사령부 소속 청암산연구소, 73총국 산하 만청산연구소 등 3곳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인데, 오직 김씨들의 건강 장수를 위해 의료, 섭생, 건강 유지 등을 연구하는 곳이다. 북한 최고의 의료진과 연구원들을 투입해 김씨 왕조에 계절별로 맞는 채소와 고기 등 음식, 건강에 해롭지 않은 술·담배까지 다 연구한다고 한다. 그래도 김정은처럼 생활하면 무슨 소용일까 싶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나눈 ‘불멸’에 대한 대화가 화제다. 푸틴은 시 주석에게 “생명공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인간의 장기는 계속 이식될 수 있다. 오래 살수록 더 젊어지고, 심지어 불멸을 이룰 수도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일각에서는 금세기에 인류가 15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답했다. 방송 사고로 두 정상의 이 대화는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중국엔 사실상 선거가 없으니 시진핑은 살아만 있으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 러시아도 선거가 형식적이니 푸틴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자신들의 권력을 얼마나 길게 유지하느냐는 자신이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사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두 나라 모두 인권이 없는 곳이니 ‘생명공학’ 연구도 서방과는 차원이 다를 수 있다. 두 독재자의 불로장생 대화를 들으며 문득 그 나라 국민이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