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로스쿨생 사이에서는 “변호사시험 준비는 학교가 아닌 학원에서 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한다. 학과 수업만으로는 변시 준비에 한계가 있으니 인터넷 강의(인강) 병행은 기본이고 주말 등에 별도로 학원에서 사교육을 받는 것이 대세라는 것이다. 변시 학원에서 ‘스타 강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형법은 사시 수석 합격자인 김모 변호사, 민법은 정모 변호사가 1타 강사로 소문나 있다고 한다.
▶변시를 과목별로 강의하는 단과반은 물론 대학 입시처럼 연간 종합 관리반도 있다. 방학 중 변시를 준비하는 로스쿨 학생이나 졸업생을 위한 기숙 학원까지 등장했다. 이 정도면 대학 입시 사교육과 똑같다. 메가스터디 계열사가 주도한 변시 시장이 커지면서 다른 대입 전문 업체인 시대인재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로스쿨 사교육 시장에 진출했다. 사교육 양대 산맥인 메가스터디와 시대인재가 로스쿨 사교육 시장까지 장악하는 것이다.
▶서울 강남에서는 의대생을 대상으로 의학 과목을 가르치는 사설 학원이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장기 휴학으로 놓친 수업 내용을 따라잡고 전공 과목 선행 학습을 하려는 의대생들이 사교육 업체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학원에는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 등 인기 전공 진학을 원하는 본과 고학년 의대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적이 좋아야 쉽게 돈 버는 전공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의대는 가장 치열한 사교육을 받고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의대에 들어가서도 다시 사교육에 의존한다니 놀랍다.
▶의사·변호사가 되기 직전인 사람들이 사교육을 받는다는 것이 생소하지만 받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요즘 젊은 층에선 배울 것이 있으면 사교육을 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로 정착했다고 한다. 요즘 세대에겐 사교육은 생활의 일부이자 문화라는 것이다. 취미 활동도 우선 사교육을 받는 것이 요즘 추세다. 자전거 마니아들 사이에선 강남 ○○아카데미 등 출신은 자세부터 다르다는 말이 있다. 출발하는 법, 앉는 자세, 페달 밟는 법 등 기본을 탄탄하게 배운다는 것이다. 어쨌든 세계에 이런 나라는 없을 것이고, 우리나라는 사회 전체가 사교육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사교육으로 시행착오 없이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교육은 혼자서 탐구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곧바로 결과를 얻으려는 교육 방식이다. 온통 사교육인 나라에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들이 나올 수 있을지 걱정이다. 혹시 ‘창의력 사교육’이 등장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