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서울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정규 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한국 프로야구의 독특한 응원 문화를 소개했다. 제목은 ‘소리 지를 준비하라. 한국에서 야구 팬 되는 법’. 응원단은 관중이 끊임없이 구호를 외치도록 이끌고, 신인 선수조차 스타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다. 또 “음식은 차원이 다르다”며 한국 야구장이 “거대한 한국 길거리 음식 뷔페”라고 전했다.
▶3시간 넘게 먹고 마시며 단체로 노래하고 춤추는 한국 야구장은 국내 팬들에게도 스포츠를 넘어서는 문화 체험이다. 야구도 좋지만 다 같이 큰 소리로 응원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연대감을 느끼는 것이 더 좋아 야구장을 찾는 이들도 많다. 이런 한국 야구 응원 문화가 소셜 미디어를 타고 해외로 전해지면서 요즘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야구장이 체험 방문 코스로 주목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한국 야구 응원 문화를 소재로 출시한 방한 여행 상품에는 대만 고등학생 등 100여 명이 참가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 프로야구 경기 관람과 한복 체험, 남산타워와 경복궁 방문, 공연 관람 등의 일정이 포함됐다. 당초 목표를 몇 배나 뛰어넘는 관광객이 몰렸다고 한다. 유튜브에는 ‘외국 친구들 눈 휘둥그레진 컬처 쇼크 한국 야구장 체험’ ‘외국 부모님 깜짝 놀라신 한국 야구장 열기’ 등의 제목을 달고 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한국인 가이드와 함께 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치맥을 즐기는 프로그램도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농구, 배구, e스포츠, 태권도 등으로 K스포츠관광 영역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무대에 올라 야구 팬 응원을 이끄는 한국 치어리더들은 한국 응원 문화와 K팝 인기에 힘입어 해외로도 진출한다. 대만 프로야구 각 구단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치어리더가 10명이 넘는데 연예인 같은 인기를 누린다. 최근엔 일본에서 활동하던 일본인 치어리더가 한국으로 옮겨오기도 했다. “한국의 응원 스타일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K팝을 좋아해서 한국에서 도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한국 야구장 방문객을 위해 뉴욕타임스는 이렇게 안내했다. ‘자리에서 일어나라. 응원가를 배워라. 자유롭게 춤 춰라. 새로운 걸 먹어봐라. 끝날 때까지 머물러라.’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근무하고 압박을 받는 나라”라는 한국 사회적 배경도 함께 소개했다. 한국인 특유의 열정이 빚어낸 역동적인 응원 문화가 또 하나의 한류 콘텐츠가 됐다. 야구는 경기 수준이 낮다고 욕도 먹지만 한국식 열정적 응원 문화가 새 한류 상품 하나를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