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중반, 아프리카 오지를 횡단하다 빅토리아 폭포를 발견한 영국 탐험가 리빙스턴은 이후 콜레라에 걸리고 식량 부족에 시달린 끝에 잠비아에서 사망했다. 당시 세계 여행은 목숨을 거는 일이었다. 19세기 후반 쥘 베른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도 세계여행은 큰 모험으로 그려진다. 낯선 곳으로 떠날 때 목숨을 걸지 않아도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지금은 인간이 가보지 않은 곳은 사실상 없다고 할 만큼 지상에 미개척지는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이 눈 돌린 곳이 우주와 심해저다. 오스트리아 출신 스카이다이버 펠릭스 바움가르트너는 2012년 10월 14일, 밀폐된 기구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해발 3만9000m 성층권에서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렸다. 낙하 속도가 마하 1.25(시속 1342㎞)여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음속을 돌파한 최초의 인간이 됐다. 1977년 미국의 유인잠수정 앨빈호는 심해탐험 붐을 일으켰다. 갈라파고스 인근 심해를 탐사하다가 마그마로 데워진 섭씨 300도 뜨거운 물이 쏟아져나오는 열수구 주변에 사는 생명체를 발견했다. 인류가 지금껏 알지 못했던 낯선 지구가 바다 저 밑에 있었다.

▶위험한 곳을 골라 찾아가는 사람 상당수가 성공한 자산가다. 버진그룹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과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경쟁하듯 우주여행을 다녀왔다. 브랜슨이 2021년 88.5㎞ 상공을 14분간 여행하고 돌아와 내놓은 45만달러(약 6억원) 짜리 우주여행 상품에 각국 부호 800여 명이 몰렸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선보인 6일짜리 달 주변 탐사 프로젝트 ‘디어문’엔 일본 부호 마에자와 유사쿠와 K팝 그룹 빅뱅의 가수 탑이 승선을 예약했다.

▶한 세기 전 난파된 타이태닉호 잔해를 보러 나섰던 심해 잠수정이 수심 4000m 바다에서 실종됐다. 수중 음파탐지기가 잠수정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한다. 인양선을 실은 배의 항해 속도는 시속 30㎞인데 사고 해역은 항구에서 600㎞ 밖이어서 침몰 위치를 확인한다 해도 인양선이 도착할 때까지 산소가 남아 있을지 모른다고 한다.

▶사고 잠수정 탑승자 중엔 영국의 억만장자 해미시 하딩도 있다. 2019년 잠수정을 타고 세계에서 가장 깊은 챌린저 해연(海淵)을 여행했던 탐험가란 사실이 알려지자 댓글에 ‘돈 있으면 편하게 놀지 왜 위험한 데 가는가’라는 반응이 많다. 그러나 목숨마저 걸 만큼 평소 강한 모험심이 있었기 때문에 사업에도 성공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무사히 돌아와 새로운 모험에 나설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