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중국 대학에선 강의 때 절대 언급해선 안 되는 7가지 ‘칠불강(七不講)’이 있다. 그중 하나가 ‘언론 자유’다. 중국 언론은 신문 원고량과 방송 리포트 길이까지 공산당 지침에 따라야 한다. 시진핑 주석 기사보다 다른 지도부 기사가 길어선 안 된다. 생중계도 허용되지 않는다. 사회 불안을 조성하거나 서양의 가치관을 고취하고 정부 정책을 누설하는 보도는 금지다. 시진핑 사상 시험에 합격한 사람만 기자증을 준다.

▶시 주석은 2016년 3대 관영 매체를 찾아가 “당의 지침을 따르라”며 충성 맹세를 받았다. 이에 한 소셜미디어 스타 기업인이 “언론은 당이 아닌 국민의 것”이라고 했다. 그의 소셜미디어는 바로 폐쇄됐고 표결·선거·피선거권도 박탈됐다. 가짜 뉴스 단속과 여론 정화라며 수시로 군사 작전 하듯 매체 단속을 한다. 지침을 어기면 처벌된다. 우한 코로나를 처음 취재했던 기자는 징역 4년형을 받았다.

▶중국 정부는 홍콩 내 비판 보도를 막기 위해 친정부 기업을 앞세워 홍콩 주요 언론을 줄줄이 사들였다. 그래도 말을 듣지 않은 빈과일보는 사주가 구속되고 폐간됐다. 중국 정부에 거슬리는 특종 취재를 했던 일본 기자는 안전부에 끌려가 조사받은 뒤 추방됐다. 요즘 중국 매체들은 시진핑 우상숭배 중이다. 시진핑을 마오쩌둥 반열에 올린다고 한다.

▶중국에는 언론이 없다. 존재할 수도 없다. 모두가 공산당의 선전 기관이다. 기자는 선전 기관원이다. 이들도 해외 특파원이 있는데 기자 신분을 가장한 공산당 정보원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공산당 선전 기관이 자신들을 ‘언론’이라고 주장한다는 사실이다. 공산당 1당 독재와 1인 우상숭배에 ‘인민 민주주의’라고 민주주의 이름을 붙이는 것과 같다. 수년 전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언론인 회의에서 중국 측 단장이 “모름지기 언론이란…”이라며 20분 넘게 훈계성 장광설을 쏟아냈다.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주한 중국 대사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한국 일부 언론이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 보도를 한 점이 양국 국민 감정의 불화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양국 간 국민 감정이 좋지 않게 된 것은 중국 탓이다. 북핵을 막기 위한 사드를 놓고 한국을 공격하며 ‘혐한’을 조장했다. 이에 대한 반작용이 한국민의 대중 정서다. 언론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의 관리들에겐 외국의 언론이 싫을 것이다. 자국이라면 당장 감옥에 넣었을 것이다. 그걸 못 하니 한국 언론 탓을 한다지만 참 어이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