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 이른 성묘를 위해 시민들이 방문하는 가운데 추석 연휴인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봉안시설 및 공원묘지 폐쇄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동환 기자

일가 친척이 긴 줄을 만들며 산길·논길을 따라 성묘하러 가는 것은 추석 풍경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번 추석엔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려울 것 같다. 방역 수칙이 성묘 인원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비수도권 등 3단계 지역에서는 8명, 4단계 지역인 수도권 등은 4명까지만 가능하다. 추석 때 가정에서는 8명까지 모일 수 있다고 했다. 성묘는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이 아닌 야외에서 하는 것인데 오히려 실내 모임 인원의 절반으로 제한하는 근거가 뭔가. 이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다. 난센스도 이런 난센스가 없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성묘만이 아니다. 자영업자들은 식당 등 다중 시설 이용 마감 시간을 오후 10시에서 9시, 다시 10시로 오락가락하는 근거가 도대체 뭐냐고 묻고 있다. 바이러스가 특정 시간을 따져 활동할 리가 없다. 정부도 그런 자료는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다만 “술을 마시며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집단감염 가능성이 커진다는 과거 사례를 고려한 조치”라고 했다. 그렇다면 일률적으로 ‘10시까지’가 아니라 ‘하루 5시간’ 등 영업 총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일러스트=김도원 화백

▶정부가 지난 3일 내놓은 ‘사회적 거리 두기 4주 연장’ 설명 자료는 무려 69페이지다. 여기엔 별별 규제가 다 들어 있다. 탁구장에 머무는 시간은 2시간 이내고 단식은 되나 복식은 금지다. 헬스장 음악을 분당 비트 수(bpm) 120bpm 이하로 제한한 규정은 해외 토픽이 됐다. 러닝머신 속도는 시속 6㎞ 이하를 유지하라는 규정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까지 정해놓은 나라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와도 방역 당국은 묵묵부답이다.

▶실내·외 체육 시설에서 샤워실 운영을 금지하는 것도 과학적 근거를 알 수 없다. 코로나 감염 가능성은 운동할 때가 더 높을 텐데 헬스장은 열게 하고 샤워는 못 하게 한다. 헬스장이나 골프장 샤워실은 대부분 칸막이가 있는데 대중목욕탕은 칸막이가 없는 곳이 많다. 그런데도 대중목욕탕은 문을 열고 있다. 전문가들은 샤워실 이용을 금지하기보다는 한 번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고 소독을 지도하는 것이 과학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점심엔 4명에다 접종 완료자 2명 포함해 6명, 저녁은 2명에다 접종 완료자 4명 포함해 6명까지 모임이 가능하다는 것도 어떻게 해서 나온 숫자인지 궁금하다. 공무원 몇 명에게 국민이 우롱당하는 것 같은 불쾌감마저 든다. 당연히 방역이 최우선이다. 하지만 과학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방역이 아니라 행정의 횡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