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나의 인기가 엄청나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달고나 뽑기를 체험하려는 사람들이 새벽부터 줄을 섰다.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달고나 키트가 불티나게 팔린다. 달고나 만드는 동영상마저 선풍적 인기다. 지난 10월 5일 뉴욕타임스 기사 제목이 ‘왜 모두가 달고나 캔디 얘기를 하는가’일 정도이다. 이 정도면 새로운 K푸드라 할 만하다.

일사일언 삽입 일러스트

하지만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는 달고나가 나오지 않는다. 3화 속에 등장하는 명칭은 달고나가 아니라 설탕뽑기다. 내 어렸을 적 기억에도 그렇다. 포도당 덩어리를 국자에 녹여 베이킹 소다 넣은 것을 막대로 찍어 먹으면 달고나, 설탕을 녹여 베이킹 소다 넣어 부풀린 혼합물을 납작하게 눌러 틀로 모양을 찍은 건 뽑기라고 불렀다. 그런데 왜 세계 각국에서는 뽑기를 달고나라고 부를까? 2020년 달고나 커피가 세계적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정말 달고나를 얹은 건 아니다. 설탕을 인스턴트 커피, 뜨거운 물과 휘저어 만든 크림을 얹은 커피 이름이 달고나 커피였다. 배우 정일우가 KBS 편스토랑에서 달고나 커피를 소개한 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에서 인기를 끌었다. 달고나가 세계인에게 친숙한 이름이 된 이유이다.

넷플릭스 영어 자막에는 설탕뽑기가 하니콤(honeycomb)으로 번역됐다. 하니콤은 벌집을 말한다. 베이킹 소다를 가열하면 이산화탄소 기체가 발생하면서 녹은 설탕 사이사이에 빈 공간이 생긴다. 이 모양이 벌집 같아서 붙인 이름이 하니콤 캔디이다. 하니콤 캔디는 1940년대 미국에서 처음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확히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는 모른다. 한국에서는 1950년대 중반에 구멍가게 또는 노점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것으로 여겨진다. 음식의 기원은 이렇게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설탕도 베이킹 소다도 해외에서 들어왔고 그것들로 만든 달고나도 기원은 다른 나라다. 그런데 그걸 누르고 금속 틀로 모양을 찍으니 한국인의 음식이 되었다. 한식은 무엇인가 이야기할 때면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재료와 요리 과정이 고유하며 한국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그렇지 않다. 그냥 점만 찍어도 된다. 달고나와 ‘오징어 게임’의 성공이 보여주는 사실이며 달고나 이후의 한식이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되는 이유다.

정재훈 약사·'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