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소셜미디어에 ‘이스라엘 병사들이 팔레스타인 아이를 고문한 뒤 건물에서 떨어뜨렸다’고 주장하는 글과 영상을 공유하며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고 적었다. “위안부 강제, 유태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도 했다. ‘사실이라면’이라고 가정법을 쓴 것은 팩트(사실)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특정 국가를 비판했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몇 시간 뒤 “24년 9월 발생한 실제 상황”이라고 썼다. 2년 전 영상을 난데없이 올린 것은 현재 상황으로 착각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당시 외신들은 ‘이스라엘군이 무장한 팔레스타인 세력과 교전해 사살한 뒤 건물 옥상에서 시신을 떨어뜨렸다’고 보도했다. 그것만으로도 당시 미 백악관 평가처럼 “매우 충격적”인 장면일 수 있다. 그러나 ‘아이를 고문해 추락시켰다’는 팔레스타인 출신 촬영자의 주장은 가짜 뉴스로 판명됐다.
지금 이스라엘은 레바논 폭격 등으로 휴전을 어렵게 만들면서 국제적으로 비판받는 처지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동 국가들의 신경도 예민해져 있다. 작은 불씨 하나가 파장을 불러일으킬 휘발성이 높아진 상태다. 특히 국가 원수의 말은 그 자체로 외교 신호이자 정책 방향으로 읽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의 2년 전 ‘이스라엘 군 영상’ 공유는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은 중동산 석유·가스가 중요하지만 이스라엘과 협력도 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을 참고해 북한 장사정포 요격 체계를 개발 중이다. 이 대통령은 ‘아이 고문·추락이 사실이라면’이라고 한 뒤 “유태인 학살”을 언급했다. 사실인지 불확실한 내용을 전제로 이스라엘이 떠올리는 것조차 고통스러워하는 ‘홀로코스트’ 악몽을 불러냈다.
대통령의 말은 국가 입장으로 기록되고 외교적 책임으로 돌아온다. 대통령이 한밤이나 아침에 사실 확인이 부족한 상황에서 올리는 글은 외교 뿐 아니라 내정에도 혼란을 줄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중·일이 충돌할 때 “옆에서 끼어들면 양쪽으로부터 미움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지금 중동 상황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