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기도지사 경선에 나선 양향자 최고위원(왼쪽)과 경북도지사 경선에 나선 김재원 최고위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최고위원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생중계된 공개회의에서 당내 공천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거나 상대 예비후보를 대놓고 비판하는 발언을 하면서 내홍을 겪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이 공개 회의 석상에서 자신의 선거 관련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경북 지사에 출마한 김재원 최고위원은 9일 당 최고위에서 경쟁자인 이철우 현 지사의 옛 안전기획부 간부 시절 의혹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이 후보가 본선에 진출하면 선거 기간 내내 파상공세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월 출마 당시엔 “후보 신분으로 최고위에 나오는 것은 자제하겠다”고 했지만, 이날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된 회의에 참석해 당내 경쟁자에게 사실상 네거티브에 가까운 공세를 펼쳤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당의 경기 지사 후보 추가 공모 방침을 “엽기적”이라고 했다. 경기 지사 후보로 등록한 그는 “30년 기업인이자 반도체 엔지니어인 나를 두고 무슨 해괴한 말이냐”고 했다. 당이 원하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 바로 자신인데 추가 공모를 왜 하느냐는 주장이다. 분위기가 이상해지자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최고위원이 공천을 신청한 즉시 사퇴하도록 규정을 개정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설마 해서 그러지 못했다”며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최고위는 당 공천에 대한 최종 확정권을 갖는다. 그래서 최고위원은 선거 출마와 동시에 자리에서 물러나곤 했다. 선수가 심판을 겸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힘 최고위원들은 물러나기는커녕 자리에 남아 최고위를 자신의 유세장으로 만들었다.

장동혁 대표는 이들에게 “절제와 희생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장 대표부터 그렇게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장 대표는 계엄과 탄핵을 거치고도 당의 변화와 혁신을 사실상 거부했다. 오히려 ‘윤 어게인’을 중용하면서 민심과 거꾸로 갔다. 선거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2선 후퇴하라는 요구도 거부했다.

이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에서 국힘 지지율은 민주당에 30%포인트 가량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에서 야당보다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도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수도권에선 국힘 후보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이 지경인데 지도부는 그 권한을 이용해 개인의 정치적 이익만 챙기려 하고 있다. 망해가는 정당의 징후가 곳곳에서 돌출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