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뉴스1

검찰이 처리하지 못하는 미제 사건이 급증하면서 사건이 공소시효를 넘기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정확한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대검에 보고되는 일선 검찰의 비위 사례에 공소시효 경과 사건의 비율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시효가 지나면 국가 형벌권이 소멸하기 때문에 공소시효 전에 사건을 처리해 기소하는 것은 검사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자 철칙이다. 그럼에도 이를 어긴다는 것은 검사가 중대한 실책을 범했거나 밀려든 사건이 검사가 처리할 수 있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을 뜻한다. 현실은 후자에 해당한다. 그래서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한다.

작년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사직한 검사는 233명이다.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33명 중 65%가 15년 이상 경력의 중견 검사였다. 올해 사직 검사 중에선 중견이 70% 이상이라고 한다. 검찰청 폐지와 검찰 기능 축소, 검찰에 대한 정치 공세와 사회 인식 악화 때문에 능력 있는 검사일수록 다른 길을 찾는 것이다. 현재 전국 검찰청 검사 인원은 정원의 88%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특별검사·합동수사본부 파견, 연수, 휴직 검사까지 포함한 수치로, 실제 근무 중인 검사는 훨씬 적다.

공소시효 경과 사건이 발생하면 검사는 최소 벌점에서 최대 해임까지 징계를 받는다. 인력난으로 3개월 이상 검찰에 적체된 장기 미제 사건이 두 배가량 늘어난 상황이다. 일선에선 이들 중 시효 경과 사건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조차 쉽지 않다고 한다. 법조인들은 공정한 수사를 위해 보완 수사권을 검찰에 남겨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검사들은 “차라리 직접 수사권을 모두 없애는 것이 낫다”고 한다. 공소시효 경과처럼 떠안을 수 있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법 개정으로 검찰 수사권을 넘겨 받은 경찰이나, 검찰 지휘에서 벗어나 책임도 떠안게 된 특별사법경찰도 상황이 마찬가지라고 한다. 권한이 커졌다고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 급증에 따른 책임 부담을 걱정한다는 것이다. 특히 법률 지식이 모자라는 특별사법경찰의 실수와 누락으로 공소시효 경과 사례가 급증할 우려가 크다고 한다. 가해 범죄자가 이익을 보고, 피해자인 서민 약자가 피해를 본다면 무엇을 위한 사법 제도 변경인가. 보완책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