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에서 공천 갈등이 아닌 당내 계파들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기 위한 세력 간 신경전이 조기에 시작됐기 때문이다. 전국 선거를 앞둔 정당이 당내 당권을 둘러싼 갈등을 외부로 표출하는 것은 이례적 현상이다.
시작은 검찰 개편안을 둘러싼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과 강경파들의 갈등이었다. 정청래 대표 및 강경파 입장을 대변해 온 김어준씨 방송에서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검찰 보완 수사권 거래설을 제기하자 청와대와 친명 세력이 크게 반발했다. 정 대표가 주도했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누적됐던 갈등이 ‘공소 취소 거래설’을 계기로 폭발한 것이라고 한다.
이 대통령이 강경파 주장을 대폭 수용하면서 검찰 문제가 정리된 듯했지만, 유시민씨가 다시 민주당 지지층을 가치, 이익 중심 집단으로 나누면서 갈등이 커졌다. 유씨는 기존 김대중,노무현, 문재인 지지층을 가치 중심 집단으로 규정했고, 대선 이후 유입된 ‘뉴이재명’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들을 이익 집단이라고 했다.
8월 당 대표 선거 후보로는 강경파에선 정청래 대표가, 그리고 친명 계열에선 김민석 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최근 “내가 친문 세력과 싸우면서 당 대표가 됐다. 2022년 대선 때 친문 세력이 이 대통령 선거 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청래 대표와 가까운 김어준씨는 김민석 총리의 미국 방문을 “차기 주자 육성용”이라며 김 총리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경북을 제외한 모든 광역단체장에서 전승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민주당에서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윤 어게인 당‘이 된 데다 공천 잡음마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민주당 정치인들이 지방선거는 이겼다고 보고 그 후 내부 당권 경쟁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지금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은 기존 지지층에 국힘에 등을 돌린 중도 및 보수 성향 지지층까지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념 정당에서 벗어나 민생에 집중해 달라는 기대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시작도 안 한 선거가 마치 끝난 듯 당권과 이념 투쟁에 빠진다면 중도층은 실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