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일 광주·전남 통합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그러나 함께 논의해 오던 대구·경북 통합법은 처리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입장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지자체장을 뽑으려면 늦어도 이달 초에는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힘 탓을 하며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광주·전남은 오는 7월 인구 317만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새로 탄생한다. 중앙정부에서 자치 재정권을 일부 넘겨받아 지역 재정을 확충하고, 행정 단위 축소로 서비스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지역 주도 대형 프로젝트 추진과 광역 교통 체계 일원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지방 소멸을 막고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는 첫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일본 등 다른 나라도 메가시티를 만들어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추세다.
민주당이 자신의 텃밭인 광주·전남과 달리 대구·경북 통합을 외면하는 것은 논란이 커질수록 정치적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일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통합이 안 돼야 선거에서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말이 나온다. 현행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르면 대구시장 선거에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데는 국힘 탓도 크다. 대구·경북은 다른 지역보다 먼저 통합을 추진했지만, 지역 간 이해관계는 물론 권한·역할을 두고 내부 이견이 많았다. 국힘 지도부는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 민주당이 광주·전남 통합법만 처리하려 하자 뒤늦게 통합법 찬성으로 당론을 정했다. 지방선거에서 대구 수성이 어려워지자 지도부가 통합을 받아들였다는 말도 나온다. 여야 모두 지역 통합을 정치적 계산에 따라 추진한 것이다.
지역 통합은 결코 정쟁에 희생될 사안이 아니다. 수백만 지역 주민의 이해와 미래가 달린 일이다. 대구·경북 통합은 2년 전부터 추진됐다. 지역 주민들의 요구로 논의가 시작됐고, 지금도 찬성 여론이 높다. 뒤늦게 추진된 광주·전남 통합법만 통과시킨 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이재명 정부는 통합을 추진하는 광역 지자체에 연간 5조원씩 4년간 최대 20조원의 세금을 지원키로 했다. 통합을 원했지만, 혜택을 못 받게 될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 문제도 클 것이다.
민주당은 이 사안을 정략이 아닌 지역 발전과 국익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대구·경북 통합법을 바로 처리하는 게 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