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해 10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엄용수 전 쌍방울 회장 비서실장./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권익위원장에 부장판사 출신 정일연 변호사를 임명했다. 정 위원장은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를 변호했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사법시험·연수원 동기, 자신의 변호인단 출신 변호사 등 상당수 법조인을 경력이나 전문성과 상관없이 정부 고위직에 기용했다. 친하거나 신세를 진 사람을 공직에 앉힐 수 있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어야 하고 피해야 할 자리가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위원장이 변호한 이 전 부지사 재판과 밀접한 이해관계가 있다. 이 전 부지사는 2019년 경기지사이던 이 대통령 방북 비용 300만달러 등 800만달러를 쌍방울이 북한에 대신 내도록 한 혐의로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1·2·3심 모두 기소 사실을 인정했고 중형이 확정됐다. 이 대통령은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을 이 전 부지사와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별도의 재판을 받았다. 대통령 취임으로 재판이 중지됐을 뿐 없어진 것이 아니다.

국민권익위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업무를 총괄한다. 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할 때 사적 이해관계를 개입시키는 것을 감시하고 막는 곳이다. 정 위원장은 이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역대 권익위원장처럼 고위직 출신 법조인도, 중진급 정치인도 아니다. 이화영의 변호인 출신이란 경력 이외에 객관적인 인사 이유를 추정할 수 없다. 이해 충돌 논란이 예상됨에도 이해 충돌을 관리하는 공직을 이런 인물에게 맡긴 이유는 무엇인가.

이 대통령은 민주당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변호인 출신을 2차 특검에 추천했을 때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민주당 추천 후보를 배제하고 조국혁신당 추천 인사를 임명했다. 쌍방울 사건의 핵심인 김 전 회장은 이 대통령과 이 전 부지사에 불리한 진술을 한 인물이다. 그를 추천한 국회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사퇴 요구를 받았고, 민주당 대표는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이런 소동 이후에 이번 인사가 나온 것을 우연으로만 보기 어렵다. 이 전 부지사는 무죄이고 따라서 자신도 무죄임을 주장하기 위한 인사인가. 한 나라의 장관급 자리를 이런 식으로 배분해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