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12·3 불법 비상계엄 사건의 전개와 관련한 국방부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활동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박정훈 국방부조사본부장. /연합뉴스

정부 TF가 모든 중앙 부처 공무원의 ‘내란 가담’을 조사한 결과로 110명을 수사 의뢰했다. 그런데 110명 중 108명이 군(軍) 소속이다. 징계 89명 중에도 48명이 군인이다. 국방부는 “계엄 당시 군 1600여명이 동원됐다”며 “수사 인력 120여명을 투입해 장성과 영관급 장교 등 860여명을 조사했다”고 했다. ‘내란 전담 군 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도 했다. 계엄 1년이 지났는데도 ‘군 청산’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불법 계엄에 적극 가담한 사람은 처벌받아야 한다. 그런데 계엄 사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 극소수 주도로 이뤄진 것이다. 계엄 모의에 가담했거나 위법적 명령을 적극적으로 따랐던 장성들은 이미 특검 등에서 수사를 받았고 재판에 넘겨졌다. 국회 등에 투입된 군인 대부분은 무슨 명령인지도, 어디로 가는지도 몰랐다. 지휘관들도 일반 국민처럼 계엄에 당혹해하다가 해제 발표를 듣고 안도했을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내란 특검이 불기소한 지휘관급 20여명까지 중징계했다.

이날 육군 대장인 지상작전사령관도 ‘내란’ 의혹으로 수사 의뢰가 됐다. 작년 9월 이재명 대통령이 현역 4성 장성 7명을 모두 전역시킨 다음 대장으로 진급시킨 새로운 군 수뇌부인데도 5개월 만에 직무 배제됐다. 계엄 당시 1군단장으로 어떤 병력 이동도 준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계엄에 가담한 부하와 통화하고도 즉시 부대로 복귀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이 4성 장군을 ‘내란’으로 수사하는 이유가 될 수 있나. 국방부는 108명을 수사 의뢰하면서 구체적 혐의는 밝히지도 않았다.

군인에겐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 생명과도 같은 규율이다. 전시에 명령에 불복하면 처형될 수도 있다. 그런 군인들이 한 밤중에 영문도 모른 채 출동 명령을 받았는데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반드시 경중을 가려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계엄 사태로 군은 이미 많이 흔들렸다. 그런 군을 정치적 목적으로 또 흔드는 일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정부 TF는 “행정 기관이 위헌·위법 지시를 걸러내지 못했고 공직자는 관망했다”고 지적했다. 지금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등은 위헌 소지가 크다. 정부 논리는 이를 적극 거부하지 않은 공직자도 나중에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