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주당이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유산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히자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가 하루 새 13% 이상 급락했다. ‘개인정보 3300만건 유출’로 한국 국회가 전매특허인 ‘호통’을 치고 국세청의 고강도 조사가 진행돼도 쿠팡 주가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의 공세가 쿠팡의 독점적 시장지배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런데 쿠팡의 경쟁 상대인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다고 하자 쿠팡 주가가 급락했다. 결국 쿠팡의 핵심 경쟁력은 정부와 정치권이 만들어준 ‘대형마트 규제’였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2012년 도입된 유산법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과 새벽배송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을 강제했다. ‘전통시장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 법이었지만 소비자들은 전통시장 대신 쿠팡 같은 이커머스로 눈을 돌렸다. 결과적으로 유산법은 ‘골목상권 보호법’이 아니라 ‘쿠팡 지원법’ 역할을 했다.
제2, 제3의 유산법이 도처에 있다. 중소기업 보호 명분으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자동차 제조사의 진입이 9년간 원천 금지됐다. 그 사이 벤츠·BMW 등 수입차 브랜드들이 ‘믿고 사는 중고차 시장’을 선점했다. 반면 국산차는 영세 매매단지의 가격 후려치기, 허위 매물 등으로 상대적 피해를 봐야 했다. 정부는 뒤늦게 2022년에서야 중고차 시장을 자동차 제조사에도 개방했다.
원격 의료를 봉쇄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싹을 자르는 의료법, 택시 업계 보호를 내세워 혁신 모빌리티를 고사시킨 타다 금지법, 업종별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 주 52시간제 등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시장의 발전을 막고 왜곡시키면서 소비자 편익과 글로벌 경쟁력만 훼손했다.
쿠팡 주가 급락은 낡은 규제만 없애도 시장의 왜곡이 해소되면서 소비자 선택권이 회복되고 나아가 관련 산업 발전까지 기대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시대착오적 규제들을 전수 조사해 없앨 건 없애고 고칠 건 고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