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개혁신당이 ‘기초의원 선거 99만원 패키지’ 등 저비용·AI 선거를 내걸고 지방선거 출마자를 모으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심사비 명목으로 특별 당비만 수백만원씩 받는데 개혁신당은 이를 받지 않고 심사도 온라인으로 하고 있다. 99만원은 법이 허용하는 홍보·선거물 제작 비용이라고 한다. 후보별 공약은 지방 의회 회의록을 학습한 AI가 만들고, 선거법 컨설팅 등은 ‘챗봇’이 해준다. 지금까지 200여 명이 지원했고 30명은 공천이 확정됐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특별 당비로만 100억원 안팎을 벌었다. 최근 드러난 민주당의 ‘공천 거래’처럼 거액의 뒷돈이 오간다는 것은 정치권에선 공공연한 비밀이다. 유력 정치인과 연줄도 필수다. ‘돈과 줄’이 없는 정치 신인이나 청년·여성 등은 언감생심이다.

선거 때마다 정당들은 정치 개혁, 공천 혁명을 내세운다. 그런데 최근 단체장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돈봉투가 대거 전달되는 장면이 방송에 포착됐다. 지금 민주·국힘 가릴 것 없이 의원들 출판기념회가 우후죽순처럼 열리고 있다. 출판기념회 수익은 현행법상 정치자금으로 분류되지 않아 신고·공개 의무가 없다. 세금도 안 낸다. 그러다 보니 참석자 대부분이 책값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내놓는다. 수백만원을 내고 1권만 가져가는 식이다. 정치인은 최대 수억원의 음성적 수입을 얻는다. ‘뇌물 모금회’가 된 지 오래다.

출판기념회 개선 시도는 여러 번 있었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거대 정당들이 평소에는 원수처럼 싸우다가도 돈과 특권을 지키는 데는 뭉치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출처 불명 돈이 들키면 예외 없이 “출판기념회 수익”이라고 한다. 이번 국회에서도 출판기념회 수익을 정치 자금에 넣고 공개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상임위에도 올라가지 못한 상태다.

개혁신당은 3석에 불과한데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주목하는 유권자들이 있을 것이다. 민주당과 국힘은 협력하면 헌법까지 바꿀 수 있지만 출판기념회 폐단 하나 안 고치고 있다. 이들의 정치 개혁, 공천 혁명도 거의 모두 거짓 구호로 끝났다. 변화를 거부하고 기득권만 지키려는 정당은 아무리 커도 공룡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이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