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3일 감사원의 ‘서해 피격’ 사건 감사 발표 과정에서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고발된 최재해 전 감사원장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이날 최 전 감사원장, 유병호 감사위원 등에 대한 고발 사건과 관련해 감사원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종로구 감사원 모습./뉴스1

새 감사위원에 민변 출신 임선숙 변호사가 내정됐다. 김호철 감사원장이 2일 제청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곧 임명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로써 감사위원 7명 중 민주당 정부에서 임명한 사람이 4명으로 과반을 차지하게 됐다.

감사원은 임 변호사를 제청한 이유로 인권 변호사 경력을 앞세웠다. 하지만 눈에 띄는 것은 정치권 이력이다. 임 변호사는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지명직 최고위원을 지냈다. 지난해 대선 때는 이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를 보좌하는 당 중앙선대위 배우자 실장을 맡았다. 이 대통령 부부와 모두 가까울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임 변호사의 배우자는 민주당 정진욱 의원이다. 그 역시 대표적인 친이재명계로 꼽힌다.

대통령이 친구나 지인을 공직에 앉힐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어야 하고 피해야 할 자리가 있다. 감사원은 국민을 대신해 정부가 일을 제대로 하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대통령에 소속하되, 법으로 인사·조직·예산의 독립과 중립을 보장해준다. 그런 자리에 자신과 가까운 민주당 의원의 아내이자, 선거 때 김 여사를 보좌한 사람을 앉혔다. 감사위원이란 직책의 의미를 일절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임 변호사는 민변 광주전남지부장이었다. 그를 제청한 감사원장도 민변 회장을 지냈다. 이 대통령도 민변 출신이니 내정자와 제청권자, 임명권자가 모두 민변 출신이다. 이밖에도 성평등가족부 장관, 법제처장, 금융감독원장, 방위사업청장 등 이 정부 고위직 중 민변 출신이 10명이 넘는다. 특정 단체가 정부 요직을 독식하다시피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감사원은 정권 교체 후 자신들이 했던 감사 결과를 하나둘 뒤집는 중이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감사위원을 고발해 감사원이 압수수색까지 당했다. 김 원장은 취임식에서 “지금 감사원은 독립성과 중립성의 위기를 겪으며 신뢰가 크게 흔들린 현실에 직면해 있다”며 “저부터 어떤 외부 압력이나 간섭에도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했다. 이번 감사위원 제청은 그 다짐과 정반대였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될 조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