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서울지법(옛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 출석한 노태우(왼쪽)·전두환 전 대통령. 당시 1심은 두 전직 대통령에게 각각 무기징역과 사형을 선고했다./ 조선일보 DB

장동혁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유튜버가 국민의힘 당사에 전두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자고 제안했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은 거의 피를 흘리지 않고 민주화를 이끌어내는 역사적 대타협을 했다”고 했다. 그러자 최근 제명당한 한동훈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이 “당론에 명백하게 어긋나는 일”이라며 해당 유튜버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장 대표와 한 전 대표 측 내분이 전·윤 사진 게시 문제로까지 번진 것이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일정 정도 국민적 합의가 이뤄졌다. 군사 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잡고 이에 저항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이 희생됐다. 임기 말 직선제 개헌을 수용했지만 이 역시 수많은 국민이 목숨을 걸고 민주화를 요구한 결과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거의 피를 흘리지 않은 민주화라니 대다수 국민은 동의할 수 없는 일이다.

윤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 이후 30년 만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구형 받았다. 군사정부 시절의 유산으로만 여겨졌던 계엄이 느닷없이 선포되고 그로 인한 대통령 탄핵과 파면으로 많은 국민이 충격을 받았고 국격이 추락했다. 그의 아내도 통일교에서 명품 가방과 목걸이를 받은 혐의로 1심 유죄가 선고됐다.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유죄를 선고받은 것은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민심을 수렴해 정치에 반영하는 것이 정당의 기본 책무다. 국힘 당사에는 지금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만 걸려 있다고 한다. 국힘이 정통성을 승계한 정당들이 배출한 대통령 중에 국민들이 나라의 어른으로 인정할 만한 대상들 만을 추린 것이다. 국힘이 어떤 전직 대통령들을 본받아 그 뒤를 잇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는지를 보면서 국민들도 국힘을 지지할지 여부를 저울질 하게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당 최고위원이 입당을 적극 추진했고 장 대표도 그 의견을 경청한다는 사람이 전두환,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자랑스런 지도자로 꼽고 있다는 것이다. 대다수 국민은 받아들이기 힘든 선택이다. 그러니 장 대표도 같은 의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