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건진 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샤넬 가방 2개를 받았다고 인정하는 입장문을 냈다. 의혹이 불거진 지 6개월 만이다. 김 여사는 그동안 검찰과 특검 수사를 받으면서 가방 수수 사실을 부인해왔다. 그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자백한 것이다.
김 여사는 전씨에게 샤넬 가방 2개와 함께 62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여사는 가방 수수는 인정하면서도 “그라프 목걸이 수수는 명백히 부인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말도 믿기 어렵게 됐다. 전씨는 당초 통일교에서 받은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 목걸이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했으나 최근 법정에서 김 여사 측근인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전달했다고 시인했다. 이 행정관이 샤넬 매장을 방문해 전씨가 건넸다는 샤넬 가방 2개를 신발 1개와 가방 3개로 바꿔간 정황도 드러났다. 결국 부인하기 어려워진 가방 수수 사실만 인정하고, 그런 정황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목걸이는 계속 부인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김 여사 해명을 다 믿기 어려운 것은 그가 거짓말을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여사는 2022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의 참석 때 착용한 6000만원대 반클리프아펠 목걸이에 대해 “빌렸다”고 했다가 “모조품이었다”는 식으로 계속 말을 바꿨다. 하지만 서희건설 회장이 그 목걸이를 줬다는 자수서를 특검에 내고 진품까지 내놓으면서 거짓이 들통났다. 특검에 출석하면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했지만 대통령과 같은 등급의 비화폰을 쓰고 고위 공직자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건 사실도 확인됐다.
김 여사는 기소된 직후 “가장 어두운 밤에 달빛이 밝게 빛나듯 저의 진실과 마음을 바라보며 이 시간을 견디겠다”는 입장을 냈다. 그 마음이 진짜였다면 가방 수수 사실은 벌써 사실대로 고백했어야 한다. 하지만 거짓말로 일관하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몰리자 이제서야, 그것도 일부만 시인했다. 그러니 “거짓이 이것뿐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정부를 망치고 국민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양심이 있다면 이제라도 진실을 다 밝히고 사과하는 것이 국민 앞에 속죄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