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을 겨냥한 범죄가 급증한 데 대해 피해자 보호, 사건 연루자의 신속한 국내 송환, 여행 제한 강화 등을 지시했다. 한국 20대 청년이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 감금돼 고문받다가 숨진 것이 지난 8월이다. 당시 언론이 보도하자 외교부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며 “유족을 위해 보도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유족이 두 달간 현지 대사관 등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지금껏 시신 부검과 운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 의원이 나선 뒤에야 정부는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불러 항의하고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 등을 만들었다. 그러자 전국에서 ‘가족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납치·감금됐다는 등 피해 신고는 재작년만 해도 10여 건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220건으로 급증하더니 올 들어선 8월까지 330건에 달했다. 작년부터 캄보디아가 한국을 겨냥한 보이스 피싱 등 범죄 온상이 됐다는 뉴스도 쏟아졌다. 국민 안전을 챙기는 정부라면 특별 여행 주의보를 발령하고 파견 경찰을 늘리는 등 대응책을 내놔야 했다. 하지만 외교부 장관은 13일 사태 심각성을 “지난주 정도”에 인식했다고 답했다. 현지 경찰과 수사 공조 체계도 이제야 강화하겠다고 한다. 국민 보호에 관심이나 있었나.
캄보디아에서 납치 실종된 사람 중에는 보이스 피싱 범죄를 저지른다는 사실을 알고서 출국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정부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현지에 감금됐던 국민이 대사관에 구조 요청을 했으나 “구글로 번역해 직접 현지 경찰에 신고하라”거나 “대사관 업무가 시작된 뒤에 들어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지금도 인터넷에선 ‘해외 고수익’ 등을 내건 취업 사기가 기승을 부린다. 이것부터 단속해야 한다. 경찰은 필리핀에서 한국인 상대 범죄가 급증하자 2012년 현지 경찰청에 ‘코리안 데스크’를 만들어 효과를 봤다. 캄보디아 설치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캄보디아 주재 대사는 3개월째 공석이다. 빨리 임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