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이 최근 도내 모든 고3 학생에게 30만원씩 주는 사업을 도입했다. 운전면허증 등 자격증을 따는 데 쓰라고 준다는데 한 해 예산이 372억원이다. 광주교육청은 내년부터 전체 중고교생에게 서점이나 문구점 등에서 쓸 수 있는 1인당 67만~97만원의 바우처를 주기로 했다. 올해 예산이 414억원, 내년엔 600억원으로 치솟는다.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육청들이 수백억 원씩 현금 살포를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국회 자료를 보면 올해 전국 교육청의 현금성 지원 예산 규모는 5991억원으로 4년 전의 2배로 늘었다. 5년간 전국 교육청이 지급한 현금을 합하면 2조원이 넘는다.
특히 올해 고3 학생들은 내년 교육감 선거의 유권자라는 점에서 사실상 매표 행위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교육청은 고3만을 지목해 현금을 주기로 했다. 경기교사노조도 “유권자인 만 18세에게 지원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교육 본질과 관계없는 혈세 낭비”라고 비판했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렇게 노골적으로 유권자에게 현금을 뿌리는 분야가 정치권도 아니고 교육계라니 놀라울 뿐이다. 범죄 행위나 마찬가지다.
교육감들이 이럴 수 있는 것은 매년 내국세의 20.79%를 자동으로 받는 지방교육교부금 제도의 허점 때문이다. 이 예산이 올해 72조3000억원에 이른다.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교부금은 매년 늘어나니 돈 쓸 곳을 못 찾는 지경이다. 그러니 죄의식 없이 현금 살포를 하는 것이다. 반면 대학들은 16년간 정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 때문에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방교육교부금을 대학과 나눠 쓰면 모두에게 좋을 텐데 교육감들이 거부하고 있다.
집권 민주당은 지방교육교부금과 교육감 선출 제도에 대해 재검토해야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손대기를 주저하는 것 같다. 이런 불합리한 제도와 문제를 개선하면 지방선거 득표에 도움이 되지 손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