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북 청도 경부선 철로에서 작업 중이던 코레일과 하청 근로자 7명이 열차에 치여 2명이 숨지는 산재 사고가 발생했다. 4명 중상, 1명 경상이다. 수해 지역 비탈면 안전 점검을 위해 걷고 있는데 열차가 뒤에서 쳤다고 한다. 이번 사고는 ‘산재와의 전쟁’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적인 산업 재해를 줄이려면 정말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코레일은 국토교통부 산하다.
최근 산재 사망이 발생한 기업은 예외 없이 압수 수색 등 강제 수사 대상이 됐다. 건설 현장 근로자가 사망한 포스코이엔씨와 공장 추락사가 일어난 한솔제지 등은 본사도 압수 수색당했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현장 책임자뿐 아니라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까지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번 열차 사고는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은 중대 재해에 해당한다. 민간 기업 처벌 잣대라면 코레일 상급 기관인 국토교통부도 압수 수색과 책임자 처벌 대상 아닌가. 민간 기업에서 죽은 경우만 사람이고 공기관에서 죽은 근로자는 다른가.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에 대해 “미필적 고의 살인” “건설 면허 취소” “징벌적 손해 배상” “주가 폭락”을 경고했다. 고용노동부는 건설 현장에서 사망자가 1명만 발생해도 ‘영업 정지’를 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2명이 사망한 코레일도 ‘영업 정지’ ‘면허 취소’ 대상이 될 수 있다. 올 상반기 철도 이용객은 7200만명을 넘었고 코레일 직원만 3만명 이상이다. 철도는 국가 기간 산업이다. 산재 사망으로 코레일이 영업을 멈추거나 문을 닫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4년 공기업·준정부기관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자가 155명이다. 코레일에서만 10명이 숨졌다. 코레일처럼 국토부 산하인 도로공사에선 30명,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선 29명이 목숨을 잃었다.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전력 33명, 환경부 산하 한국수자원공사도 7명의 사망자를 냈다. 민간 기업 못지 않다.
후진적 산재 사고는 반드시 줄여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이 3년 전 시행됐지만 사망 사고가 크게 줄지 않은 것을 보면 처벌만으로는 안 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 듯하다. 작업 현장 고령화, 외국인 노동자 증가 등 실질 문제를 살피지 않고 무조건 압수 수색하고 윗사람 처벌하는 것으로는 이 문제는 해결이 아니라 왜곡되면서 국민 전체에 피해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