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여야 지도부를 대통령 관저로 초청해 1시간 45분 동안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한 후 6당 대표와 ‘비빔밥 오찬’을 했지만 이번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만 따로 초청해 대화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대선 시기 양당 공약 중 공통된 부분은 이견 없이 실현이 가능하지 않겠냐”고 했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공통 공약 부분은 계속 협의해서 여야가 함께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여야 지도부와 대통령이 이런 만남을 자주 갖기로 했다”고 했고, 송 원내대표는 “협치를 위해 첫발을 내디뎠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현안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 관련해 “의혹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고, 검증에 임하는 후보자의 태도도 부적절하다”며 지명 재고를 요청했지만, 이 대통령은 “본인 해명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국회 법사위원장 자리를 관례대로 돌려 달라”는 국민의힘의 요구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국회에서 협상할 문제”라고 했다. 반면 20조원 규모의 2차 추경안에 협조해달라는 민주당의 요청에 대해 국민의힘은 “물가 상승을 가중할 수 있고, 만성 채무자 빚 탕감 조치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대했다.
협치가 성공하려면 작은 차이를 접어 두고 같은 점에 집중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가족 신상까지 문제 삼기 때문에 능력 있는 사람들이 입각을 꺼린다”며 인선의 고충을 털어놓자,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도덕성 검증에 가족까지 기준을 높이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데 동의한다”고 했다. 추경도 국민의힘은 불과 한 달 전 “민생이 어렵다”며 13조원 규모를 편성했다. 지금 경제 사정이 그때와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이번엔 왜 반대를 하느냐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지금 우리는 경제와 안보 모두 위기 상황이다. 국제 정세가 요동치면서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직접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우리 경제에 타격이 올 수 있다. 여야가 국내 문제로 다툴 때가 아니라 국제 정세에 눈을 부릅뜨고 국민과 국익을 지켜야 할 때다. 여야는 작은 차이를 크게 만들지 말고, 오로지 국민만 보고 협치해야 한다.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의 이번 회담이 그 시작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