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당 쇄신안 논의 등을 위해 11일 오후 개최하려던 의원총회가 40분 전 취소됐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하면 당내 갈등과 분열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취소했다고 한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전 협의도 없이 의원총회가 취소됐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이 제시한 당 개혁안이 논의될 예정이었다.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을 무효화하고, 대선 후보 교체 시도의 진상을 규명하자는 등의 내용이다. 탄핵에 반대했던 당내 구주류가 이 개혁안에 반발하며 김 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전 당원 찬반 여론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이런 논의가 오가야 할 의원총회를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진다며 사퇴 의사를 밝힌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취소해 버렸다. 이런 당에 변화가 가능한 것인지 많은 국민이 의심할 만하다.
국민의힘이 다시 신뢰를 받으려면 당을 해체하고 다시 세우는 수준의 쇄신이 필요하다. 당연히 자기희생도 따라야 한다. 하지만 대선 패배 후 국민의힘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의원총회 초점도 당 쇄신이 아니라 김 비대위원장의 거취와 전당대회 시기 문제였다. 언제 누구 주도로 전당대회를 해야 자기 계파가 당권을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쇄신보다 더 우선이다. 어이없는 계엄으로 탄핵당하고 정권을 잃은 당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믿기 어렵다.
대통령 탄핵은 헌재에서 전원 일치로 정해졌고 국민이 선거를 통해 인증했다. 지금 국힘 모습은 이를 거부하는 듯하다. 10일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는 탄핵 당론 무효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 간담회 후 “(당내에) 변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선거에서 이긴 당처럼 행동한다”고 개탄했다.
단일화 파동으로 당이 한없이 추락할 때 젊은 정치인을 비대위원장으로 뽑아 이용하더니 선거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사퇴하라고 압박한다. 대선에 참패하고서도 득표율이 40%를 넘었다고 마치 잘했다는 식의 언행도 나오고 있다. 이 대선 결과를 국회의원 총선에 대입하면 지금의 107석도 나오기 어렵다고 한다. 이러다가는 국힘은 해체 수준의 쇄신이 아니라 해체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