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지역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이 9일 만에 가까스로 진화됐다. 이 산불로 30명이 숨지고 역대 최대 규모인 4만8000ha가 불탔다. 여의도 면적의 165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이재민은 3만7000여 명에 달했다.
앞으로도 매년 봄철 이런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부족한 ‘임도(林道)’ 증설, 불이 잘 붙지 않는 ‘수종(樹種)’으로 교체 등 여러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대형 산불이 났을 때 한꺼번에 많은 물을 뿌리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일 것이다. 헬기가 찔끔찔끔 물을 붓는 것에 답답함을 느낀 국민이 적지 않다. 현재 산림청이 보유한 산불 헬기 50대 중 담수 용량이 5000L 이상인 대형 헬기는 7대밖에 없고 이마저도 2대는 정비 중이어서 이번 산불에 투입하지 못했다. 담수 용량이 1000∼5000L인 중형 헬기가 32대로 가장 많고, 11대는 1000L도 싣지 못하는 소형이다.
우리도 공군 수송기(C-130·C-390)를 이용한 산불 진화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미국을 포함해 14국에서 이를 운용 중이다. C-130 수송기 내부 화물칸에 시스템(MAFFS·모듈형 공중 화재 진화 시스템)을 장착하면 된다. 공중에서 약 10만~13만L의 물이나 소화제를 투하해 폭 20m, 길이 400m 규모 방화선을 형성할 수 있다. 기지로 복귀해 20~30분 충전한 후 바로 재출동할 수 있다. 대부분의 헬기는 야간·안개·연기·강풍 등의 상황에서 운용이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수송기는 야간에도 작업이 가능하다. 화재가 끝나면 군 수송 임무로 복귀할 수 있다.
도입 비용도 세트당 80억~100억원으로, 초대형 헬기 1대 구입 비용(350억원)보다 저렴하다. 우리나라엔 C-130 수송기가 20대 가까이 있다. 산불 아닌 해상 유류 사고 시 흡착액제 살포도 가능하다. 산림청도 2023년 도입하려고 예산까지 편성했으나 공군과 협의가 안돼 불발됐다. 물론 군 수송기를 산불 진화에 투입하려면 기체 보강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산림 당국과 군이 충분한 검토와 협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도입을 추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