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수사를 새로 맡은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를 위장 전입 등의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다. 이 검사가 딸의 학교 입학을 위해 위장 전입을 했고, 처남 운영 골프장 예약을 했으며, 다른 사람들 범죄 경력 조회를 도와줬다는 것이다. 이 검사는 위장 전입 사실만 인정했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 정도 내용들은 국회 인사 청문회가 아니면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그런 문제를 유독 이 검사에게만 제기하는 것은 그가 이재명 대표를 수사하는 사람이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검사를 위협해 위축시키려는 것이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지난 9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안동안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 탄핵소추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탄핵안은 9월 21일 국회본회의를 통과했다./뉴스1

민주당은 이 검사에 대한 탄핵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으니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켜 헌법재판소에서 결론이 나올 때까지 이 검사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다. 후임 검사를 임명하더라도 또 이렇게 발을 묶을 수 있다. 지난 문재인 정권 때는 위장 전입 사실이 드러난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다 임명했다. 그 사람들은 지금도 현직에 있다. 이들에 대해선 한마디도 안 하다가 이 검사에 대해 탄핵까지 언급하는 이유가 뭔지는 알기 어렵지 않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포 동의안 표결 날, 검찰 압박의 일환으로 느닷없이 9년 전 사건과 관련해 검사 탄핵안을 통과시킨 적도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대북 송금 사건 수사 검사들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가 “대북 송금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한 이후 민주당은 “협박·조작 수사”라며 검찰청사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고 수사 검사 실명을 조직도로 만들어 공개했다. 이 대표 측근 의원이 이화영씨 아내·측근과 접촉했고, 그 후 이화영씨는 이 대표 관련 진술을 번복했다. 그러다 이정섭 검사가 새로 수사를 총괄하게 되자 고발하고 탄핵하겠다고 한다. 범죄 혐의자 측이 수사 검사를 이렇게 직접적으로 공격한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요즘 민주당을 보면 이 대표 방탄을 위해선 더한 일도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