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회견에서 윤석열 정부와 검찰을 ‘강도’ ‘깡패’ ‘오랑캐’에 빗댔다. 자신에 대한 수사를 “강도와 깡패들이 날뛰는 무법천지” “법치의 탈을 쓴 사법 사냥”이라 주장하며 “오랑캐가 침략을 계속하면 열심히 싸워서 격퇴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국가 권력을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느냐”며 윤 대통령을 깡패에 비유했다.

이날 회견은 이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나흘 앞두고 열렸다. 이 대표는 66분에 걸쳐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배임 혐의, 초과 이익 환수 조항 삭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 검찰이 제기한 혐의들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선에서 제가 부족해서 패배했고, 제가 역사의 죄인”이라고 했다. 선거에서 지는 바람에 억울하게 정치적 탄압을 받는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대장동 의혹은 2021년 제기됐다. 수사도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했다. 문 정부가 이 대표를 탄압하려고 수사를 했겠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체포동의안 국회 보고를 하루 앞둔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덕훈 기자

이 대표 주장대로 혐의 내용이 모두 거짓이라면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고 법원에 나가 영장 실질 심사를 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묻는 국민이 많다. 민주당에도 이런 목소리가 적지 않다. 불체포 특권 포기는 이 대표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정반대로만 하고 있다. 대선 패배 3개월 만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초유의 일을 했다.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이 필요했을 것이다. 다시 2개월 만에 당대표 선거에 나서 민주당을 ‘이재명 방탄 당’으로 만들었다. 이후 민주당은 하루도 쉬지 않고 방탄 국회를 열었고, 지금은 3월 임시국회를 국경일인 3·1절부터 열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대표 방탄에 단 하루라도 빈틈을 보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떳떳하고 억울한 사람의 처신인가.

이 대표의 혐의는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사업 민간 업자에게 7800억원대 특혜를 몰아주고 성남시에 4800억원대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428억원을 약속받았다는 진술도 나와 있다. 기업들에서 성남FC 후원금 133억원을 받는 대가로 토지 용도 변경, 용적률 상향 등 막대한 이익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인허가 장사와 다르지 않다. 모두 민주당과는 아무 상관없는 이 대표 개인의 불법 혐의다. 정확한 사실관계도 모르는 민주당 의원들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봐 이 대표 방탄에 나서는 모습이 개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