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카사르 알 와탄에서 열린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의 확대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통령실/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에서 UAE 국부 펀드가 300억달러(약 37조원) 규모의 한국 투자를 발표했다. UAE 국부펀드가 영국(15조원), 중국(6조원), 프랑스(2조원) 등과 맺었던 기존 투자 협약을 훨씬 능가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두 나라 정상은 원전, 방산, 에너지 등의 협력을 강화하는 1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 때 한·사우디가 맺은 300억달러 규모 투자 협약에 이은 또 하나의 희소식이다.

아직 MOU 단계지만 300억달러 투자는 작년 한 해 외국인 직접투자액 305억달러와 맞먹는 규모다. 무함마드 UAE 대통령은 대규모 투자 이유로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한국에 대한 신뢰”를 들었다. 가깝게는 한국 기업들이 UAE 바라카 원전 건설 때 보였던 책임감, 멀게는 1970~80년대 중동 건설 붐 때 근로자들이 심어준 근면함을 지칭한 말일 것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사면초가다. 수출이 올해는 4.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상황에서 UAE·사우디 등을 통해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킨다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반세기 전 1·2차 오일쇼크 때도 기업의 중동 진출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바 있다.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중동 국가들은 고유가로 벌어들인 막대한 오일 머니로 ‘석유 이후’를 대비한 대대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UAE는 일회적인 공사나 단기 프로젝트로 끝나는 경협이 아니라 원자력·에너지·방산·우주·인공지능 등의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대통령 UAE 방문 때 8명의 장관, 100여 명 기업인들이 동행했다. 모두가 대한민국 세일즈맨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