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3일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회 국정조사에 합의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후 국정조사를 개시하고, 조사 기간은 45일로 하되 본회의 의결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조사 대상 기관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과 국가위기관리센터,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검찰과 경찰, 소방청, 서울시 및 용산구 등으로 정했다. 여당은 조사 대상 기관에 대통령실을 포함할 수 없다고 했지만 합의 과정에서 한발 물러섰다. 야당은 60일 이상의 조사를 원했지만 기간을 조금 단축했다.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국정조사는 수사 결과가 미흡할 때 하는 것이 원칙이다.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현재 수사 인력 500여 명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경찰 수사 도중에라도 하겠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
국정조사를 하더라도 참사를 정략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대통령실 용산 이전 때문에 발생한 참사”라고 주장했다. 두 문제가 무슨 상관이 있나. 민주당은 다른 야당이 모두 반대하는 데도 희생자 명단 공개를 주장했다. 국정조사를 단독으로 할 수 있는데도 굳이 국정조사 서명운동도 벌였다. 모두가 정략적인 모습이다. 참사를 이용해 대장동 수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생각도 해서는 안 된다. 국정조사 본래의 뜻대로 참사의 원인을 밝혀 재발을 막는 데 집중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