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MBC 기자가 취재 당시 슬리퍼(빨간 원) 차림으로 윤 대통령에게 언성을 높여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2022.11.18 /대통령실

대통령실이 21일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회견)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문답을 진행하던 자리에 대통령 동선과 취재진을 차단하는 가림막도 세웠다. 대통령실은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지난 18일 윤 대통령이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악의적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답하자, 슬리퍼 차림으로 팔짱을 낀 MBC 기자는 대통령을 향해 “뭐가 악의적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에 설전도 이어졌다.

그간 MBC의 행태가 도를 넘은 것은 사실이다. 잘 들리지도 않는 대통령 발언에 자의적으로 ‘바이든’ 자막을 달고 미 의회와 미 대통령을 모욕한 듯 보도했다. 김건희 여사 논란 관련 방송에선 대역을 썼음에도 알리지 않았다. 지금 MBC는 기자들이 정권별로 당파를 짓는 등 정상적 방송사로 볼 수 없다. 이렇게 잘못된 보도가 이어지면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외면할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전용기에서 MBC 기자를 배제하는 등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는 인상을 줬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 회견은 대통령 스스로 시작한 것이다. 여러 실언과 감정적 어투로 문제를 낳기도 했지만 국민과 소통을 강화해 우리나라의 권위적 대통령 문화를 크게 바꿨다는 평가도 함께 받는다. 문제가 있다고 해서 아예 없앤다면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못할 것이다. 다만 다시 시작할 때는 미국 등 다른 나라와 같이 대통령이 국민에게 전해야 할 정제된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처럼 대변인이 할 말을 대통령이 하는 식이 되어선 안 된다. 기자들도 대통령에게 기본적 예의를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