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12일 오후 강릉비행단을 찾아 이현철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2여단장으로부터 지난 4일 낙탄 사고가 발생한 현무-2C 발사 지점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뒤 발언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 부터 이현철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2여단장, 김병주 ·김영배 ·송옥주 의원. /2022.10.12 국회사진기자단

육군 대장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미일 합동 훈련에 대해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한미일 군사 동맹으로 미끄러져 가듯 갈 수밖에 없다”며 “미군처럼 일본 자위대가 한국에 들어올 수도 있다”고 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까지 지낸 김 의원이 했다고는 믿기 어려운 발언이다. 한미일 어느 정부도 3국 군사 동맹을 언급한 적이 없다. 한미, 미일이 동맹이지만 3국 동맹 가능성은 모두 부인한다.

김 의원은 현역 시절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조했다. 그가 연합사 부사령관으로 재임하던 20개월간 3국 합동 해상 훈련이 6차례 시행됐다. 국회의원이 된 후인 지난해 7월에도 미국 한미연구소(ICAS) 주최 회의에서 유엔군 사령부 후방 기지 7개가 일본에 있고, 전시 해상구성군 전력인 미 7함대가 일본 요코스카에 있으며, 미 공군 증원 전력도 주일 미군 기지에 있다는 점 등을 조목조목 들면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주한 미국 대사에게 ‘성조기 마스크’를 선물하고, 주한 중국 대사관 초청 만찬에서 한미 동맹 구호인 ‘같이 갑시다’를 외쳐 화제가 됐다. 그랬던 그가 돌연 한미일 훈련이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해 북한 비핵화를 더 어렵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김 의원의 변화는 이재명 대표의 ‘친일 몰이’를 따라 가려는 것이다. 이 대표가 한미일 연합 훈련을 “극단적 친일”이라고 한 뒤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죽창가’를 부르고 있다. 국회 국방위 간사인 김 의원도 다음 총선 공천권을 쥔 이 대표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2017년 사드 반대 집회에 나가 ‘전자파에 몸이 튀겨진다’고 노래를 불렀다. 사드 전자파 측정 결과 인체 보호 기준치의 0.007%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진 뒤였지만 막무가내였다. 김 의원은 군사 전문가로 민주당에 영입됐다. 각 분야 전문가를 비례대표 의원으로 뽑는 것은 정치에서 ‘사드 괴담’ 같은 비합리적 주장을 걸러내라는 뜻이다. 김 의원은 총선 공천도 좋지만 평생의 군 경력을 스스로 욕보이지는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