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6일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당으로부터 다시 비대위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이번에 출범하는 비대위는 새로운 분이 맡아 출범하는 게 맞는다"며 비대위원장 고사의 뜻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법원이 이준석 대표가 낸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당헌을 바꾼 국민의힘은 8일 다시 전국위와 상임전국위를 개최해 비상대책위 인선을 완료한다고 한다. 국민의힘 역사상 열 번째 비대위다.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6일 “당으로부터 다시 비대위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이번에 출범하는 비대위는 새 사람이 맡아 출범하는 게 맞는다는 생각”이라며 “비대위원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당에 말했다”고 말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9일 이준석 대표 체제를 허물고 출범한 비대위의 위원장에 올랐지만, 법원이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17일 만에 직무가 정지됐었다. 주 의원의 고사 선언은 국민의힘이 추석 연휴 전 새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짓고 주 의원에게 다시 비대위를 맡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주 의원은 “가처분 인용이 논리에도 맞지 않고 승복하기 어려운 점이 많아서 이의 신청을 했지만, 어쨌든 판결의 취지에 따라서 저의 직무 집행은 정지됐고, 또 같은 논리라면 나머지 비대위원들에 대해서도 그런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법원 결정에 사실상 불복해 ‘도로 비대위’를 추진하는 것을 두고 당 안팎의 우려가 컸다.

이준석 대표는 새로 생기는 비대위에 대해서도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결정을 내리는 판사도 지난번 그 판사로 같다고 한다. 비록 국민의힘이 당헌을 고치기는 했지만 판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속단할 수 없는 문제다. 만약 가처분이 다시 받아들여지면 집권 여당의 지도부 난맥상은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모두 이긴 집권 여당이 한 해에만 두 번, 세 번 비상대책위를 꾸리고 있다. 이 ‘비상’은 선거 패배 등의 문제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스스로 만든 사태다. 열 번째라는 비대위에도 이 같은 경우는 없었을 것이다. 새 비대위라도 하루빨리 당을 안정시켜 국정에 도움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