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3만9514명으로 총 누적 확진자 수가 1116만223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1,085명, 사망자는 393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14,294명(치명률 0.13%)이다. /뉴스1

김부겸 총리는 25일 “코로나 방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며 “인구가 우리와 비슷한 세계 주요국들과 비교할 때 국민 희생을 10분의 1 이내로 막아냈다”고 말했다. 정부가 방역을 잘했는데 부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이나 서유럽 국가와 비교했을 때 우리가 인구 대비 누적 사망률 등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서유럽은 우리와 문화가 달라 마스크 쓰기, 거리 두기 등 강도가 우리와 크게 달랐다. 우리와 비슷한 강도로 거리 두기 등 방역을 실시한 나라들과 비교하면 우리가 가장 나쁘다. 인구 100만명당 누적 사망률이 우리는 278명인 반면 일본은 218명, 호주는 226명, 뉴질랜드는 39명, 대만은 35명 등이다. 더구나 최근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는 확진자 수에서 압도적으로 세계 1위가 된 지 오래고, 인구 대비 사망자 수와 비율도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는 사망자가 증가하는 시점인데, 유행 정점이 이미 지난 국가 수치와 비교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

코로나 사태에 정부가 제 역할을 한 것이 얼마나 있다고 자랑하지 못해 안달인가. 마스크와 백신을 제때 공급했는가. 지금 치료제가 절실히 필요한데 제때 확보하고 공급했는가. 코로나 치료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국민들이 큰 위험에 처해 있다. 확진자 사망자가 세계 1위가 되는 시점에 선거용으로 방역을 푼 것은 또 뭔가. 그렇게 하는 나라가 어디 있나. 우리 코로나 상황이 이만큼이라도 되는 것은 순전히 국민들이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거리 두기를 지켜온 덕이다. 정부 공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하루 코로나 사망자가 400명 안팎 발생해 전국적으로 화장장·안치실·장례식장 부족 사태가 심각할 정도인 엄중한 상황이다. 앞으로 3~4주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 구간에 진입해 있다. 이런 시기에 정부가 국민에게 ‘조금만 더 조심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했다’고 한다. 큰 재난을 맞고 있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