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 주최로 열린 지방자치대상 및 한국지역발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67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새해 벽두 정치권 모습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아니라 불안을 던져준다. 대선 후보 간에는 거친 말이 오가고 정책은 돈 퍼주고 선심 쓰겠다는 것뿐이다.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양질 일자리로 국민을 잘 살게 하겠다는 진짜 비전은 눈을 씻고도 찾을 수 없다.

놀라운 것은 정치 신인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거친 말싸움에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향해 “확정적 중범죄자”라며 “같잖다”고 했다. 여권에 대해선 “무식한 삼류 바보들”이라고 했다. 품격이 떨어진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윤 후보에게선 야당 후보다운 겸허함을 좀처럼 볼 수가 없다. 아내의 사과를 막았다는 데에선 오만을 느끼게 된다. 그런 오만으로는 당 내외를 모두 포용해 정권 교체의 큰길로 나아갈 수 없다. 윤 후보의 공약과 비전은 아직도 불투명하다. 윤 후보에게서 구체적 정책 능력을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는 국정 책임자의 필수 요건이다.

이재명 후보는 매일 돈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포퓰리즘의 융단 폭격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면서 그 돈을 어떻게 벌겠다는 얘기는 하나도 하지 않는다. 자영업자 코로나 피해 완전 보상, 카드 수수료 인하, 대학생 학자금 대출 확대, 농민 쌀값 부양, 18세까지 아동 수당 확대, 상병(傷病) 수당 도입, 연 100만원 기본 소득, 200만원의 청년 기본 소득, 1000만원 기본 대출, 역세권 기본 주택, 1주택자 보유세와 종부세, 양도세, 취득세 감면 등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다. 이 막대한 재원은 모두 빚을 내야 할 텐데 정말 감당할 수 있나.

대통령 선거는 막장이 되기 십상이다. 전부 아니면 전무인 사생결단 싸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유독 이번 대선은 더 저급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국민은 “뽑고 싶은 후보가 없다”고 한다. 주요 후보 모두에 대한 비호감도가 60%를 넘나든다. 지금이라도 대선 후보들은 감정을 자제하고 국민 앞에 포퓰리즘 아닌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바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떻게 생존할지, 저출산 고령화 재앙은 어떻게 막을지 얘기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말초적 공방에 흔들리기도 하지만 표를 그렇게 가볍게 던지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