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근 참여연대 정책위원이 3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03.02. /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LH 직원 출신과 그의 지인 등 3명이 최근 1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받았다. 이들은 LH 직원 재직 중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개발 예정 지역에 있는 땅 25억원 어치를 미리 사들여 77억원의 수익을 거둔 혐의로 기소됐다. 개발 정보 입수, 땅 물색, 지분 배정, 자금 조달, 친인척 동원, 명의 차용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한다. 유죄가 인정되면 징역 7년, 벌금 7000만원까지 처벌받고 투기 수익도 전액 몰수되는 중범죄다.

법원은 “범죄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검찰과 경찰이 제대로 수사·기소했다면 유죄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판결문을 보면 검경이 마치 무죄가 나오기를 바라면서 일부러 ‘엉터리’ 수사·기소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다. 황당한 일이 하나 둘이 아니다.

검경은 LH 직원이 투기 정보인 업무상 비밀을 회의에 참석해 알게 됐다고 해놓고 그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조차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 결국 판사가 바로잡아줬다. 법정에 앉아 있는 판사 눈에도 보이는 것인데, 검사와 경찰관은 피고인들을 직접 조사하고도 헛다리를 짚은 것이다. 기소 내용 중 비밀 관련 부분을 재판 중에 변경했다면 유죄가 됐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검경은 증거도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 비밀이 논의된 회의를 담당하며 결과 보고서를 만든 핵심 증인을 아예 조사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수사 초기 피고인이 자백도 했지만 변호인 없는 상태에서 조사했고 영상 녹화도 하지 않아 증거로 쓰지 못했다. 검경은 수사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았다. 무능인가 고의인가.

부동산 수사는 지난 4월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LH 투기 의혹으로 여권 지지율이 떨어지자 정권이 급조한 것이다. 투기 단속 전문인 검찰과 감사원은 특별수사본부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경찰은 첫 압수수색을 나가는 데 1주일이나 걸렸다. 증거를 없애거나 서로 입을 맞추기에 충분한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지금까지 여권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가 처벌받았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LH 직원도 무죄나 무혐의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선거만 넘기고 보자’는 식의 수사라는 사실을 검사, 경찰관들이 다 알았는데 누가 제대로 수사했겠나. 고의 태업일 가능성이 높고 언젠가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