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찰총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2021.10.18 [국회사진기자단]

김오수 검찰총장이 전·현직 대검 대변인 휴대전화 탈법 감찰 의혹에 대응하는 행태는 어이없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대검 감찰부는 역대 대변인들이 기자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데 사용해온 공용 휴대전화를 현 대변인에게서 ‘임의 제출’ 방식으로 받아갔고 전 대변인들을 디지털 포렌식에 참여시키지 않았다. 감찰을 핑계로 본인 동의나 영장 없이 휴대전화를 열어보는 것은 합법을 가장한 탈법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대변인들이 기자들과 수많은 통화, 문자, 메신저 등을 하는 데 쓴 전화를 무차별 감찰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대놓고 무시하는 것이다.

김 총장의 해명이 기막히다. 지난 9일 대검 기자단이 찾아오자, 김 총장은 “(휴대전화 감찰을) 통보는 받았는데 관여는 안 했다”고 했다.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탈법적 감찰을 보고받고도 제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감찰에 대해서는 총장도 착수와 결과만 보고받고 지시는 못한다”고 했다. 감찰이 부당하거나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경우 중단시키거나 시정을 명령할 수 있는 총장의 권한을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것이다.

그 이후 김 총장이 보이고 있는 행태는 한마디로 우스꽝스럽다. 지난 10일 기자단이 해명을 들으러 오겠다고 하자, 김 총장은 돌연 “치과에 가서 이를 뽑아야 한다”면서 휴가 일정을 앞당겨 떠나버렸다. 전날 저녁 검사장들과 만찬도 했다는데, 갑자기 치료를 이유로 언론을 피해버린 것이다. 같은 날 대검은 기자실이 있는 별관과 총장실이 있는 본관을 연결하는 통로 출입문에도 빗장을 걸었다. 언론의 접근 자체를 봉쇄하려는 것이었다.

‘검찰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커지자 김 총장은 12일 기자 간담회를 열어 “언론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고 했고, 대검 통로 출입문에 걸었던 빗장도 이틀 만에 풀었다. 그러나 김 총장은 “(언론 자유 침해라는 지적을 받기 전에는) 문제가 된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고 했다.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고 이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할 책무가 있는 검찰총장의 인식 수준이 이 정도다.